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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결정 손학규 "송구하지만 자숙할 때"


입력 2013.10.07 16:31 수정 2013.10.07 16:43        조소영 기자

손 고문측 "이미 4일 입장 정리, 6일에도 김한길에 뜻 전달"

딸 전화해 "만약 출마하면 '대통령병' 못버리고 왔다" 적극 만류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7일 10.30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에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

손 고문은 이날 오전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나설 때가 아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지금은 자숙할 때이고,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에 이르렀다”면서 “그동안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해 온 지역위원장을 공천하는 것이 좋고, 내가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그러면서 “두 번씩이나 직접 찾아주시고, 여러 경로로 요청을 해주셨는데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당의 총의를 모아서 출마요청을 하셨고, 당 대표의 충정을 생각해 나 자신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손 고문과 친박계(친박근혜계) 핵심인물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의 빅매치는 무산됐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텃밭인 화성갑에서 손 고문을 통해 승리를 거둬 박근혜정부 심판이라는 ‘의미’를 얻으려했지만, 이 또한 어려운 상황이 됐다.

앞서 손 고문은 지난 4일 김 대표와의 심야회동에서 출마요청을 고사했지만, 6일 김 대표가 재요청을 했을 땐 “시간을 갖고 국민의 뜻을 들어보겠다”고 말해 ‘출마의 문’을 열어놓는 듯했다.

이에 맞춰 당내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고문에게 “결단을 기대한다”고 재차 ‘러브콜’을 보낸 것은 물론 당 초선 의원 35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손 고문의 출마를 요청하는 기자회견도 열었다. 하지만 손 고문이 이후 명확한 불출마 통보를 함으로써 모두 뜻 없는 일이 되고야 말았다.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자료 사진) ⓒ데일리안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자료 사진) ⓒ데일리안

손학규 딸 "만약 출마하면 '대통령병' 못 버리고 왔다고..."

손 고문 측은 이와 관련,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미 4일 입장을 정리했고, 6일에도 김 대표에게 같은 입장을 전달했었다”며 “다만 당대표가 두 번이나 찾아왔으니 충정을 감안해 ‘국민의 뜻을 들어보겠다’고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손 고문 측은 “오늘 이후 번복할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못박았다.

손 고문 측은 불출마 이유에 대해 “욕심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선패배 1년도 지나지 않아 일찍 (정치권 중심에) 나서는 것으로 보이는데 대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에선 대선패배에 대한 책임이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뿐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국민의 눈으로 봤을 땐 문 의원이나 손 고문이나 같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손 고문은 김 대표와 만났을 당시 둘째딸과의 통화내용을 전하면서 출마 고사 입장을 전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손 고문의 둘째딸은 일주일 전쯤 손 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민주당 의원들이나 당직자들이 누가 뭐라 해도 절대 출마하지 말라”면서 “만약 출마한다면 일반 국민들은 ‘독일에서 아직도 대통령병을 못 버리고 왔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한다.

이에 김 대표는 “(손 고문의 불출마 입장을) 이해할만하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손 고문 측은 당이 위중할 때만 급하게 손 고문을 찾는데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 고문 측은 서 전 대표 공천에 대한 이야기가 돈지 꽤 됐지만, 당 차원에서 특별한 얘기가 없다 시기가 임박해서야 손 고문을 찾은 점, 손 고문을 찾았을 때도 오일용 화성갑 지역위원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점 등을 문제로 꼽았다.

한편, 손 고문은 오는 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리는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행사에 잇달아 참석한다. 동아시아미래재단은 이날 오후 2시 재단 직속으로 지난 4월 발족한 동아시아미래연구소 창립 심포지엄, 오후 6시 30분 재단 창립 7주년 기념식을 열 예정이다.

손 고문은 창립 심포지엄에선 기조 강연을 통해 독일 사회 발전 모델을 통한 한국 사회 미래구상을 제시한다. 손 고문은 지난 1월 독일로 출국해 8개월여 넘게 독일에 머무른 바 있다. 이어 7주년 기념식에선 인사말을 통해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밝힌다. 재단은 이날 열리는 행사들을 관통하는 주제가 ‘준비된 시작’이라고 전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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