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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호남 인선 '뜨거운 물 붓는다고 쉰밥이...'


입력 2013.10.03 10:19 수정 2013.10.03 10:24        조소영 기자

평소 주장하는 '새정치'와 달리 민주당 인사들만

관망하던 여권 '안심' 텃밭경쟁 민주당도 '안도'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신당 창당을 위한 ‘세(勢)넓히기’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지만, 당초 명성을 찾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안 의원이 창당 발판으로 삼았던 ‘인재영입’이 그다지 흥미롭지 않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신선함’이 부족하단 얘기다.

최근 안 의원이 야심차게 내놓은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의 호남지역 실행위원 등은 대체적으로 실망스럽다는 평을 받았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이자 신당의 전신(前身)으로 불리는 ‘내일’의 대표주자들이 민주당 인사들로 점철됐다는 이유다. 전북 실행위원에는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인사들, 광주·전남 또한 민주당 인사들이 대거 포진했단 핀잔을 받았다.

당초 안 의원의 ‘세 넓히기’로 지지자들을 빼앗길까 노심초사했던 여권은 이런 안 의원의 행보에 “안 의원이 ‘300분의 1’로 굳어졌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안 의원 측과 ‘텃밭 경쟁’을 벌이는 민주당 측 또한 안도를 넘어서 안타까워하는 기류까지 포착된다.

민주당 4선 의원의 한 보좌진은 최근 ‘데일리안’과 만나 “이번에 안 의원 측에서 발표된 인사들을 좀 알고 있는데 솔직히 정치판에서 닳고 닳은 분들”이라며 “만약 향후 선거에 나온다면 B급 또는 C급으로 급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 보좌진은 또 “좀 더 신선한 사람들을 통해 ‘안철수의 사람들’이란 인상을 줘야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민주당 3선 의원 보좌진 또한 “인재가 없다”면서 “기존 정당서 사이드에 있던 사람들이 모였다. 안 의원 측에선 이 정도면 많이 알려지지 않고, 순수한 사람들로 구축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외부에서 봤을 땐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이 오는 10월 재보궐선거를 포기한 것도 그의 신선함 저하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지역구가 9곳 정도에서 2곳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이 2곳 또한 여당바람이 세다는 이유 등 여건이 받쳐주지 않은 게 선거 포기 이유로 꼽히지만, 주요 이유는 ‘능력 있고 신선한 후보’를 영입하는데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란 말이 많았다.

앞서 안 의원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나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등 신선하면서도 저명한 인사들을 ‘잡았다 놓치는’ 상황을 반복하기도 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 7월 18일 오후 전북 전주를 방문한 가운데 덕진구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 7월 18일 오후 전북 전주를 방문한 가운데 덕진구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안철수' 대체할 '제3인물' 나타난다면?

결국 모든 상황을 종합한다면 안 의원에게 화살이 돌려진다. 안 의원 자체의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주변에 모이는 인사들도 신선도가 저하됐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안 의원의 ‘신선도 부족현상’은 언제부터였을까.

보통 의원이 된 직후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때부터 그는 지난 대선을 뒤흔들었던 ‘명실상부한 1인’에서 ‘300분의 1’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됐다. 게다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새 정치’는 ‘대한민국 3대 미스터리’로 희화화됐다. 인재영입 발판도 흔들렸다.

안 의원의 ‘신선도 회복’은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대체적이다. 앞서 민주당 3선 보좌진이자 ‘국회밥’을 오래먹은 해당 관계자는 “안 의원의 신선도는 떨어진지 오래”라면서 “현재 안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안 의원이 아니고 ‘제3자’가 나타나면 과감히 안 의원을 버리고 그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본보와의 통화에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쉬게 된 반찬이 뜨거운 물에 끓인다고 원상태가 되겠느냐”면서 “안 의원 딴에는 노력을 하겠지만, 향후에도 지금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 밖 민심은 여전히 안 의원을 향하고 있단 말도 나온다. 무엇보다 기존 정당의 대안으로 ‘안철수’라는 인물을 택했던 만큼 안 의원을 대체할 ‘제3의 인물’이 나오지 않는 이상 국민은 ‘안철수’를 내키든 그렇지 않든 유일한 대안으로 생각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안 의원의 측근인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2일 안 의원 측에 신선도가 부족한 인재가 대거 포진한다는 비판에 방어막을 쳤다.

그는 이날 YTN라디오에서 “소위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언론이나 일반 국민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정치활동을 하던 분들이 더 눈에 띄는 것”이라며 “(더군다나) 기성정당이 이때까지 역할을 잘했다면 그분들이 있던 곳에서 왜 밖으로 나왔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로운 대안세력을 만드는데 있어 아무래도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이고, 그 사람의 경력이 배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에 정치활동을 하지 않던 분들이 우리 측에 많이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며 “그런 분들은 이때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특별한 경력만을 보고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게 아니냐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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