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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링도 없이’ 째깍째깍 김연아, 험난하게 변해버린 V2


입력 2013.09.28 08:57 수정 2013.09.30 08:49        데일리안 스포츠 = 임재훈 객원칼럼니스트

긴 공백기 등 수 많은 악재 극복하며 화려한 업적

이번엔 정상 몸 상태 아닌 상황에서 시간마저 촉박

김연아 ⓒ 데일리안 민은경 기자 김연아 ⓒ 데일리안 민은경 기자

동계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피겨퀸’ 김연아(23)가 부상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지난 26일 대한빙상경기연맹 발표에 따르면, 김연아는 훈련 도중 오른 발등 부위에 심한 통증을 느껴 검사를 받은 결과 중족골에 미세한 손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치료에만 4~6주, 별도의 재활기간이 필요하다.

당초 김연아는 다음달 말 캐나다에서 열리는 ISU 그랑프리 시리즈 2차대회와 11월 중순 프랑스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시리즈 5차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두 대회 모두 나설 수 없게 됐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까지는 약 19주 정도 남은 상태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시리즈를 통해 동계올림픽 2연패를 위한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불가피하다. 현 상황을 복싱에 빗대면 챔피언이 상당 기간 실전에 가까운 스파링 없이 곧바로 타이틀 방어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물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오랜 공백에도 김연아는 실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2011년 4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3개월의 공백을 딛고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2-13시즌에는 그랑프리 시리즈를 건너뛰고 20개월 만에 유럽의 B급 대회를 통해 복귀전을 치른 뒤 올해 3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도전해 압도적인 기량으로 세계선수권 정상을 탈환, 일찌감치 올림픽 2연패가 확정적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김연아의 빼어난 자질과 기량, 그리고 놀라운 승부근성이 이뤄낸 결과다.

이번에도 김연아가 부상이라는 돌발 악재를 극복할 수 있을까. 상황만 놓고 보면 김연아 부상 악재와 그랑프리 시리즈 공백은 이전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전의 경우와 비교할 때 가장 좋지 않은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2011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의 경우 13개월의 공백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당초 개최지였던 일본 도쿄 지역이 지진 여파에 따른 개최지 변경으로 약 1개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주어졌다. 몸 상태 역시 정상이었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3월 캐나다 런던 세계선수권의 경우도 그랑프리 시리즈를 ‘스킵’했지만 정상적인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국내에서 일찌감치 새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 유럽서 가진 복귀전에서 건재를 알리는 등 공백의 핸디캡이 영향을 미칠 여지가 적었다.

하지만 지금은 최종 목표인 동계올림픽까지 불과 19주 남았다. 정상적인 몸 상태라는 전제가 깨진 상황에서 남은 19주 가운데 부상치료에 필요한 6주를 포함 최소 10주 정도를 치료와 재활에 써야 한다. 결국, 김연아가 정상적인 몸 상태로 새 프로그램을 가다듬을 시간은 불과 9주 정도.

김연아가 올림픽 2연패 도전을 위해 고른 프로그램 선곡이 이전의 패턴과는 전혀 다른 패턴이고, 프로그램 난이도 역시 김연아 스스로도 ‘후회했다’는 언급을 했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9주라는 시간은 그야말로 짧게 느껴진다.

물론 김연아의 치료와 재활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새 프로그램을 시험해 볼 무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내년 1월 대만서 열리는 4대륙대회가 김연아에게 새 프로그램에 대한 실전감각과 보완점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지금으로서는 일단 부상에서 빨리 회복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새 프로그램도, 실전 리허설도, 그리고 동계올림픽 2연패도 부상회복 그 다음 문제다.

현역 선수로서,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가대표 스케이터로서 화려한 피날레 무대를 준비해오던 김연아가 어쩌면 현역 선수생활 통틀어 가장 크게 느껴질 수도 있는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생애 두 번째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의 감동의 피날레를 선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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