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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선구안’ 조이 보토…배리 본즈 넘어설까


입력 2013.07.27 08:08 수정 2013.07.28 07:3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통산 출루율 0.419로 헬튼 제치고 현역 1위

스트라이크-볼 구분 능력 타의 추종 불허

메이저리그 최고의 출루머신 조이 보토. ⓒ mlb.com 캡처 메이저리그 최고의 출루머신 조이 보토. ⓒ mlb.com 캡처

투수들이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타자는 누구일까?

시즌 37홈런으로 60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와 2년 연속 타격 3관왕에 도전하는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는 강력한 한 방으로 투수들을 압박하는 타자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에 좀처럼 방망이를 내지 않는 선수라면 어떨까.

추신수의 팀 동료이자 지난 2010년 내셔널리그 MVP인 조이 보토(29·신시내티)는 분명 특별한 눈을 갖고 태어난 사내임에 분명하다.

지난 2002년 2라운드 전체 44번으로 신시내티에 지명된 보토는 5년간의 마이너리그 담금질을 거친 뒤에야 빅리그로 승격됐다. 마이너 시절부터 선구안이 뛰어났던 보토였지만 홈런 등 장타를 노리는 타격기술을 인정받아 2007년 9월 로스터 확장 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보토는 2년차이던 2008년, 타율 0.297 24홈런 84타점을 기록하고도 올해의 신인 수상에 실패한다. 신인왕이었던 지오바니 소토(당시 시카고C)에 비해 성적이 근소하게 앞섰지만 1루수와 포수라는 포지션 특수성 때문에 희비가 엇갈리고 말았다.

그러나 보토가 실망할 이유는 없었다. 그는 2010년 타율 0.324 37홈런 113타점으로 내셔널리그 MVP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 말 소속팀 신시내티와 10년간 무려 2억 2500만 달러의 초대형 장기계약을 맺었다. 이는 비FA 선수로는 역대 최고액이며, 내년 시즌부터 시작될 계약은 보토가 40세가 되는 2024년까지 계속된다.

신시내티가 보토에게 대박을 안겨준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는 ‘완성형 타자’이기 때문이다. 보토는 현역 선수 가운데 통산 타율과 출루율-장타율이 3할-4할-5할을 넘어선 3명 중 하나다.(나머지 두 선수는 앨버트 푸홀스와 토드 헬튼)

또한 보토는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현역 타자 가운데서도 통산 출루율 1위(0.418)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까지 1위였던 헬튼(0.417)은 아무래도 노쇠화로 인해 기록 하락을 막지 못했고, 4할을 유지 중인 선수가 이들 외에 푸홀스, 랜스 버크만, 조 마우어, 제이슨 지암비뿐이란 점을 감안하면 보토의 선구안이 얼마나 뛰어난지 가늠할 수 있다.

그렇다고 보토가 무작정 볼넷을 기다리지는 않는다. 보토의 통산 타석당 투구수 비율은 정확힌 4.0개를 기록 중인데 이는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다. 즉, 보토는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는 공에는 공격적으로 나서고, 아닌 공은 걸러낸다는 뜻이다.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해낼 수 있는 눈을 가진 타자.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다 볼넷을 얻어낸 배리 본즈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2007년을 끝으로 은퇴한 본즈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홈런(762개)을 비롯해 최다 볼넷(2558개)과 최다 고의 사구(688개)를 얻어낸 완성형 타자였다.

특히 2004년에는 절대 깨질 수 없을 만한 기록을 냈는데, 한 시즌 최다 볼넷(232개)과 최다 고의 사구(120개)가 그것이다. 비록 약물 의혹으로 인해 기록의 의미가 퇴색됐지만 본즈의 선구안만큼은 역대 출루율 1위인 테드 윌리엄스(0.482)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7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보토는 2009년부터 5년 연속 4할대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다. 통산 볼넷과 삼진은 각각 504개와 649개로 훌륭한 편이며 한 시즌 평균으로 계산했을 때 99볼넷-127삼진이라는 수치로 나온다.

역대 및 현역 출루율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역대 및 현역 출루율 순위. ⓒ 데일리안 스포츠

그렇다면 본즈의 7년차 성적은 어땠을까. 본즈는 타율 0.275-출루율 0.380-장타율 0.503을 기록, 오히려 보토(0.316-0.418-0.546)보다 못한 성적을 남겼고, 첫 출루율 4할도 5년 차에 가서야 이뤘다. 하지만 볼넷과 삼진은 611개와 590개로 훨씬 나은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초창기 본즈는 장타력은 물론 발까지 빠른 ‘5-tool 플레이어’의 교과서였다.

이후 본즈의 볼넷 수치는 무지막지한 상승곡선을 그린다.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 3-4-5 타자의 전형으로 불리며 부상을 제외한 모든 시즌에서 100개 이상의 볼넷을 얻어냈다. 그리고 약물을 의심받기 시작한 2000년 이후에는 200개에 육박하는 출루괴물로 진화했다.

물론 보토가 본즈의 기록을 넘어서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보토는 2000년대 중반까지 메이저리그를 얼룩지게 한 약물의 시대 이후 처음으로 맞아들인 출루머신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3년 연속 리그 출루율 1위에 올랐던 보토가 올 시즌도 정상 자리를 지켜낸다면 숱한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지금까지 4년 연속 출루율 1위에 올랐던 선수는 로저스 혼스비(1920~1925년), 루 게릭(1934~1937년), 테드 윌리엄스(1946~1949년), 웨이드 보그스(1985~1989년), 배리 본즈(2001~2005년) 5명뿐이다. 현재 보토의 출루율은 0.434로 추신수(0.425)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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