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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과 궤변 춤추는건 인문학 안가르친 탓


입력 2013.07.15 09:27 수정 2013.07.15 09:35        장두이 기획위원/예술인

<장두이의 아름다운 문화 세상 221>부국강병 꿈꾼다면 '문사철'을 대우하라

"인간 중심의 인간 본연의 사고가 일천해서 자주 말이 안 통합니다. 문화, 인문학, 철학의 기초적 교육과 캠페인이 절대 필요해요."

어느 미학 교수와의 대화 가운데 필자에게 통탄해 하는 일갈이다.

그런가?

그럼 공자, 맹자, 정약용, 플라톤은 차치하고라도 요즘 우리 청소년들의 인문학 수준은 어디인가? 심지어 명작 소설가 톨스토이를 비롯해 모옴이나 체홉의 단편 소설 쯤은 읽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건가? 그리고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 교육을 받는다는 법대, 의대생들이 이러한 인문학은 제대로 접하는 것인가? 설혹 이런 걸 모르고 어떻게 법과 인간을 구제할 수 있다는 것인가? 또 진중하게 한 나라의 민생을 책임지는 정치인들의 인문학적 소양은 과연 있는 것인가?

최근 인문학에 대한 위기를 내세우며 여러 기관에서 인문학에 대한 강연, 세미나 등을 통해 새삼 붐업시키려는 의지가 천만 다행 주변에서 일고 있다. (제발 이러한 센세이션도 일시적이 아니길 간절히 바라지만...)

세계 IT 산업의 혁명을 일으킨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에 대한 특별한 조예와 의지를 가졌다는 것은 유명한 아니 당연한 귀결의 결과다. 인간이 인간답게 또 문화인답게 살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의 교육 커리큘럼(?)이 인문학의 기초적 작업인 것이다.

사실 필자도 연극과와 영화 학도들에게 수업을 하면서 갖는 참혹함은 요즘 우리 학생들의 문학적 소양과 사고의 바탕이 너무 취약하다는 것이다. 책도 잘 안 읽지만은 책을 읽고 난 후, 분석력이 약하니 더불어 사고의 영역이 좁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긴 요즘 정치인들조차 인문학에 대한 소양이 턱없이 부족하니 소위 '막말'이나 '궤변' 또는 '헛공약'만 판치는 세상이 됐지만...(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정치인들을 보라. 그들은 모두 철학자요, 문학가요 예술가였다)

이런 세태에 최근 SK 그룹이 주관하는 '플라톤 아카데미'라는 기관에서 다행히 우리 청소년들과 일반인들을 위한 '인문학 교실'을 우리 사회의 저명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하여 7월부터 12월까지 정기적으로 연다고 하니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드시 필요한 우리의 사회적 기반이요 기부다.

이러한 인문학적 기반이 곧 경제, 정치, 사회, 의학, 공학, 농업, 문화에 더불어 상생되어 웰빙이 되는 것이다. (사실 인문학에 대한 깨달음은 전 국민적인 인식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취업이 잘 안된다는 근시안 적이고 소극적 안목으로 많은 대학이 인문학의 근간이 되는 철학과를 폐지하고 문과대, 예술대를 축소하는 등의 사례는 참혹하다 못해 절망적이라고 생각한다.

시(詩)를 잊은 교육과 사회는 분명 병든 교육이요, 사회다.

게다가 철학이 없는 교육과 사회는 분명 푯대와 생각 없는 허망한 교육이며, 사회일 뿐이다.

'사람이 우선 돼라!'란 명제는 깊이 통찰해야 할 인문학의 덕목이다.

사회적 불만, 불신, 불평도 따지고 보면 인문학에서 치유되고 교육될 수 있는 것이다. 입시 설명회나 취업 설명회에 가득 찬 인파가 더불어 인문학 강연회에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차게 되는 사회라면 우리는 분명 튼실한 부국강병의 나라일 것이다.

글/장두이 연출가·연극배우

장두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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