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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호 보다 졸전’ 감독 배신한 꼴


입력 2013.06.05 07:07 수정 2013.06.05 08:23        데일리안 스포츠 = 박상현 객원기자

김남일과 호흡 맞춘 한국영, 미드필드에 도움 못줘

오른쪽 풀백 신광훈도 구멍…이근호·김보경도 낙제

[대한민국-레바논전]믿었던 '중동 킬러' 이근호와 김보경도 낙제점이었다. ⓒ 연합뉴스 [대한민국-레바논전]믿었던 '중동 킬러' 이근호와 김보경도 낙제점이었다. ⓒ 연합뉴스

패배나 다름없는 '베이루트 악몽'은 용병술 실패의 틈을 타고 엄습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 원정에서 전반 12분 선제골을 얻어맞고 끌려가더니 후반 추가시간 김치우 프리킥 동점골로 가까스로 1-1 무승부에 그쳤다. 대승은커녕 치욕적인 패배를 면한 것으로 애써 위안했다.

6경기 치르면서 3승2무1패(승점11)를 기록한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 승점이 같아졌지만, 골득실에서 앞선 불안한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조 3위 이란이 카타르를 1-0으로 꺾으면서 승점10을 확보해 우즈베키스탄, 이란과 3파전이 불가피하다.

이날 수비부터 미드필드, 공격까지 모두 낙제점이었다. 결과적으로 해줘야 할 선수들이 제대로 해주지 못한 탓이 컸다. 믿었던 선수들이 최강희 감독을 '배신'한 꼴이 됐다.

우선 김남일과 찰떡 호흡을 자랑하며 수비 부담을 덜어줘야 할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어긋났다. 연결고리가 끊어졌으니 공수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이유는 한국영이었다.

당초 최강희 감독은 이명주를 염두에 뒀지만 마지막 훈련을 통해 몸 상태가 좋은 한국영이 선발로 낙점됐다. 기성용이 경고누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되고, 박종우도 징계에서 풀리지 못한 상황이라 김남일과 호흡을 이루는 또 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책임이 막중했다.

그러나 한국영은 존재감이 없었다. 전반 12분 선제골을 내주는 과정에서도 한국영의 적극적인 압박 수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슈팅을 허용, 허무하게 골을 내줬다. 이후에도 한국영은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가장 먼저 교체아웃된 것도 그였다.

오른쪽 풀백 신광훈도 '구멍'이었다.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이청용 공격을 지원하기는커녕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이청용의 수비 부담을 가중시켰다. 이청용이 수비 부담을 지다보니 공격에서 활약이 떨어졌다. 이청용의 공격 활약도가 떨어진 것은 그의 컨디션도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신광훈과 호흡 불일치가 큰 원인이었다.

믿었던 '중동 킬러' 이근호와 김보경도 낙제점이었다.

사실 이근호와 김보경은 왼쪽 측면과 중앙을 넘나들며 자리를 바꾸면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근호와 김보경의 움직임은 너무나 둔했다.

이근호는 줄곧 측면에서만 뛰었고 이마저도 레바논의 강한 압박에 막혀 고전했다. 김보경이 측면과 중앙을 부지런히 누벼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손흥민과 지동원 등 공격 자원을 모두 투입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기도 했지만 이근호와 김보경이 빠진 것 역시 최강희 감독에게 낙제점을 받은 것과 다름없다.

이동국도 실망스러웠다. 잔디 상태가 열악하다고는 하지만 터무니없이 골포스트를 넘어가는 슈팅을 때리거나 골대를 맞고 나오는 슈팅으로 머리를 감쌌다. 이동국, 이근호 대신 선발로 나왔어야 했다고 축구팬들이 주장하는 주인공인 손흥민도 교체 투입됐지만 카타르전보다 못했다. 이밖에도 곽태휘와 김기희로 이어지는 중앙 수비도 호흡이 맞지 않았다.

김치우의 프리킥 동점골로 승점 1을 챙기긴 했지만 모든 선수들이 '총체적 난국'이었다. 결과는 승점 1이었지만 내용은 조광래 전 감독의 경질을 불렀던 지난 2011년 11월보다 훨씬 졸전이었다. 어쩌면 감독의 작전 실패나 기용 실패보다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더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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