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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근혜 시진핑 손잡으면 김정은 변화도 가능


입력 2013.01.10 14:54 수정         데스크 (desk@dailian.co.kr)

한-중 지도자간 8년 이어온 우호관계에 북한 긴장할 것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중화권의 인연은 깊다. 그래서 중국과 대만의 박 당선인에 대한 호감도는 매우 높다. 그 인연은 대만에서 시작된다. 박 당선인이 정계에 진출하기 전인 1987년 대만 문화대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2000년 이후로는 국회의원 신분으로 대만을 자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대만은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한-대만 관계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리고 중국과는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방문해 인연을 쌓아왔다. 2005년, 2006년, 2008년 베이징을 방문했는데 특히 2006년 방중 때는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에서 새마을운동에 관한 주제로 강연을 했고, 이 자리에는 중국 공산당 고위간부 200여명이 참석했다. 중앙당교는 공산당 간부양성학교로 마오쩌뚱, 덩샤오핑, 후진타오 등 중국 최고지도자가 이 학교의 교장을 겸임할 정도로 중요성이 높은 기관이다.

그런 만큼 중국이 박근혜 정부와의 관계강화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다. 이번 대선 당선 확정 다음날에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대사를 접견하는 자리에서도 과거 일본 다음의 예방 순위의 관례를 깨고 바로 미국 다음에 중국 대사를 접견한 것에서도 간접적으로나마 중국에 대한 예우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근혜 당선인과 시진핑 총서기의 돈독한 관계는 향후 한-중 간의 우호는 물론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변화의 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당선인과 시진핑 총서기의 돈독한 관계는 향후 한-중 간의 우호는 물론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변화의 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자리에서 장신썬 주한 중국 대사는 “당선인은 유능한 정치가이고 중국의 오랜 친구다. 당선인은 중국 문화를 잘 알고, 중국의 언어·철학·사상 연구가 매우 깊다”고 말하며 호감의 뜻을 표했고, 이에 대해 박 당선인은 “시진핑 총서기는 2005년도에 본 적이 있으며 유익한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다”고 말하며 현 중국 지도자와의 인연을 언급했다. 두 지도자의 인연은 지난 2005년 시진핑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시작되었고 이후 시진핑이 세 차례 박 당선인을 초청할 정도로 돈독한 관계가 이어졌다.

이와 같은 양국 지도자간의 개인적 친분과 인연이 있기에 앞으로 그에 따른 양국관계 발전 및 개선도 전망될 수 있으므로 북한 김정은 체제의 대남전략 수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 중국 지도부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역시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는 하되 단, 핵문제 등 첨예한 외교적 사안에서는 종전과는 달리 한 발 물러 설 것이 분명하다. 이미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북중관계는 '순치보거(脣齒輔車)', 곧 서로 없어서는 안 될 깊은 관계로 표현되어 왔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논리에 따라 중국은 미우나 고우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대북지원을 중단하지 못했다. 최근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를 그 제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분위기는 그와 같은 북중 순치(脣齒)관계를 그대로 수용하려고 하는 것 같지만은 않다. 2012년 11월 출범한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체제는 중국 내부의 산적한 문제로 한반도 주변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는 입장이다.

시진핑은 총서기 선출 뒤 북한 김정은에게 특사를 파견, 로켓 발사를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 특사가 출국한 바로 다음 날 로켓 발사 방침을 발표했고 로켓 발사를 강행했다. 중국이 국제적 비난에도 북한을 감싸온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북한의 전략적 가치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로 인해 그와 같은 전략적 가치가 자칫 중국 안보의 목줄을 죄는 결과로 나타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우선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보유국이 현실화된다면 동북아의 핵 도미노뿐만 아니라 '북한의 쿠바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은 핵이나 탄도미사일을 빌미로 중국에게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북한 미사일 발사 실험은 한-미-일의 MD(미사일 방어)체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실제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라 한-미-일 3국은 MD예비연습과 유사한 공동훈련을 시도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중국을 의식하여 MD체제에 참여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로 인해 한국의 MD참여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이 그동안 금지해 온 글로벌호크 판매를 우리나라에 허용하고 있는 것도 북한이 동북아 안보지형에 파장을 불러왔기 때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도발과 이에 따른 국제제재 방어막을 더 이상 유지하기에는 자국의 국내 여건 및 안보관련 현안이 간단하지 않다. 이러한 시기에 북한의 계속된 도발은 중국내 여론의 악화를 불러올 것이라 시진핑으로 하여금 더 이상 북한의 도발에 지금까지의 어정쩡한 자세가 아니라 새로운 확고한 입장이 나오리라 본다.

박 당선인과 시진핑 간의 인연이나 그 동안 시진핑이 보여준 한국에 대한 호감이 직접적으로 북한의 대남도발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북한의 도발 계획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중국을 반드시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 이명박 정부의 등장 이후 지금까지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출범 이후에도 그와 같은 교착상태가 계속 이어지는 것은 북한 김정은 체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때문에 북한은 지난 9월경부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에 대한 직접 비난을 삼가왔다. 북한은 박 당선인 이후에도 노동신문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박근혜 새정부나 새누리당에 대한 비난기사를 일절 발표하지 않고 간혹 현 이명박 정부를 비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에 대한 연장선에서 2013년 1월 1일 북한의 신년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육성 신년사를 통해 “조국통일은 더는 미룰 수 없는 민족최대의 절박한 과제이며 위대한 대원수님들의 필생의 념원이고 유훈”임을 밝히고 “북과 남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를 언급했다.

이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서 나온 화해의 신호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 체제와 머지않아 곧 탄생할 박근혜 정부와는 출범의 선후 차이만 있을 뿐 새로운 체제로서의 출발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그러므로 상대방에게 분명 서로가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북한의 이와 같은 태도가 곧바로 북한의 전향적인 응분의 큰 대남정책 수정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2012년을 강성국가 원년이라고 주장은 했지만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라 어떤 활로 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그 활로가 바로 중국으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이나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남북경협의 활성화다.

향후 박근혜 정부 출범과 관련, 한-중 양국 간의 협력 관계가 더욱 발전적으로 공고화될 것이라고 예측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더 말해 크게 보아 대남전략 및 정책수정은 불가피한 현실일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혹시 북한은 대남 협상용 카드로 3차 핵실험이나 대남도발을 통한 차기 박근혜 정부의 반응을 살피는 모험적 방식을 선택할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큰 틀에서 새롭게 출범할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총서기 간의 한중관계의 진전을 감안해 보아 북한의 김정은은 체제의 안정과 민생문제 해결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 곧 그의 딜레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차제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앞으로 대북정책에 대한 여야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실효성 있는 민족공영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거기에 많은 국민들이 기대를 걸고 있다.

글/전지명 동국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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