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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신’이 1인 시위 나선 까닭은?


입력 2008.09.20 08:56 수정        
1인 시위에 나선 BJ 류신. 1인 시위에 나선 BJ 류신.

지난 2005년 (주)나우콤은 이용자가 직접 BJ(Broadcasting Jockey)가 되어 방송을 하고 또 다른 이용자인 시청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더블유(W)라는 획기적인 UCC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누적 방송이 1500만 개를 돌파하고, 동시접속자가 2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커다란 성공을 거뒀다. 바로 지금의 < 아프리카TV >다.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의 새로운 장을 연 아프리카TV의 성공은 수많은 UCC 스타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들 가운데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던 BJ가 바로 ‘류신’(본명 유영기)이다.

2007년 연말 아프리카TV 자체 시상식에서 최고인기상, 최다시청자수 특별상, 대상 등을 수상한 류신은 누적 시청자가 천만 명을 넘을 정도로 커다란 인기를 모으며 아프리카TV의 간판 BJ로 자리잡았다. 류신는 아프리카TV 내에서의 인기를 발판으로 케이블 게임 전문 방송 진행자로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10일 류신이 아프리카TV를 서비스하는 나우콤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언뜻 보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장면이다. 류신과 아프리카TV는 상생의 관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 아프리카TV는 류신과 같은 인기 BJ들의 도움을 발판으로 발전했고, 또한 이들 BJ들 역시 아프리카TV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런데 도대체 류신이 1인 시위에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이날 류신이 든 피켓에는 ‘아프리카 사자TV 클린캠페인 탄압 중지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사자TV는 류신의 개인 방송국이다.

류신은 지난 12일 <데일리안>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클린캠페인은 욕설이나 음란한 방송을 추방하자는 캠페인”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아프리카 TV에는 시청자들이 BJ에게 시청료를 선물하는 일명 ‘별풍선 제도’(개당 구입가 100원)가 있다. 이것은 실제로 돈으로 환전(80원)을 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베스트 BJ들만이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때문에 아프리카TV의 방송이 변질됐다”고 토로했다.

즉, 방송이 ‘돈’이 되면서부터 별풍선을 받으려는 BJ들이 좀 더 자극적인 방송을 한다는 것이 류신의 설명이다. 류신은 “방송 중 욕설은 기본이고, 여성 BJ들의 지나친 노출 등도 문제가 되고 있다. 또한, 얼마 전에는 BJ가 방송 중 식칼을 휘두르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결국 보다 못한 류신은 이를 개선하고자 1인 클린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러나 류신은 클린캠페인을 시작하면서부터 악플에 시달리기 시작했으며, 일부 BJ로부터는 신변의 위험을 느낄 수준의 협박(?)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아프리카TV 측으로부터 별다른 이유도 없이 베스트BJ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밝혔다. 일반BJ는 베스트BJ에 비해 시청자수의 제한이 크고 별풍선을 받지 못하는 등의 차이가 있다. 따라서 류신은 클린캠페인에 대한 명백한 ‘탄압’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사항이 있다. 류신의 주장대로라면, 음란함과 욕설이 난무하는 부적절한 방송을 추방하자는 ´클린캠페인´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관리 감독의 의무가 있는 아프리카TV 측은 오히려 류신의 방송자격을 축소하는 등의 페널티를 부과했다.


아프리카TV 측 “류신의 방송에 대한 신고도 많이 들어왔다”

아프리카TV 측의 설명은 류신의 주장과는 사뭇 달랐다. (주)나우콤 아프리카 사업부 김재석 부장은 “류신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셨느냐?”라는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부장은 “류신의 홈페이지와 방송 화면을 보면 고소, 고발이라는 문구로 도배되어 있다. 이는 시청자들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행위일 뿐더러 류신은 지속적으로 아프리카TV를 비방하고 있다”고 말한 뒤, “방송내용이나 기타활동이 아프리카 전체 서비스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베스트 BJ는 아프리카TV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BJ들에게 일종의 혜택을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사업자 입장에서는 류신에게 베스트 BJ 자격을 유지해주는 게 오히려 이상한 것이 아닌가?”라며 류신이 진행하는 ‘클린캠페인’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 부장은 류신이 ´클린캠페인´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방송에서 ‘막말’을 하며 유명세를 탄 사람이 갑자기 클린캠페인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솔직히 류신의 방송에 대한 신고도 상당히 많이 들어왔었다”라며 순수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게다가 “류신은 의도적이지 않은 방송 사고였던 ´여성 BJ 알몸노출사건´을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등 피해자인 해당 여성을 괴롭히고 있다. 류신이 주장하는 식칼 사건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건을 침소봉대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는 것은 방법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자신의 주장이 옳고 그르건 상대방한테 피해를 주지는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부장은 "류씨는 아프리카TV 측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누린 사람이다. 홍보 도와주고 행사비 지원해주고, 열심히 하는 BJ이기에 배려를 해준 게 사실이다. 그런 혜택을 누린 사람이 왜 갑자기 아프리카TV를 비방하고 나서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 부장은 불건전 방송에 관해서 "모니터링을 하지만 하루에 3만 개 정도 방송이 생겼다 사라진다.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방제와 저작권보호 요청이 들어온 부분을 일차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신고가 들어오면 확인을 해서 방송을 정지시킨다. 더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좋은 서비스 미디어로서 안착을 시키고 싶다. 개인 방송의 문화라는 것이 건전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운영적인 정책이나 기준을 적용하는 중"이라는 말로 이야기의 끝을 맺었다.

결국 예상과 달리 BJ 류신의 클린캠페인에 대한 아프리카TV 측의 시각은 한마디로 ´냉담´했다. 또한 류신의 홈페이지에는 그를 비방하는 수많은 악플이 달려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되지 않느냐’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류신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시대는 지났다”라며 “이제는 중이 절을 리모델링하는 시대”라며 성과를 거두기까지 멈추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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