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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DSR 3단계’ 시행 눈앞…중·저신용자 대출 절벽 몰린다


입력 2022.06.20 15:00 수정 2022.06.20 15:00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내달 차주별 DSR 3단계 시행

고신용자 위주 영업 확대 가능성↑

서울 중구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데일리안 서울 중구의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데일리안

내달부터 시중은행에 이어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도 소득기준 대출 규제인 ‘차주별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3단계’가 시행될 예정이다. 업계는 2금융권을 찾는 차주들 중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은 만큼 향후 취약차주들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내달 시행되는 차주별 DSR 3단계를 대비하기 위해 전산작업에 돌입했다. 기존 DSR 2단계 시스템에 새롭게 적용될 차주의 데이터를 반영하기 위함이다.


차주별 DSR이란 차주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내달부터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차주들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으면 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없다. 2금융권은 DSR이 50%를 넘길 경우 대출이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전체 차주의 29.8%, 전체 대출의 77.2%가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대출자는 1999만686명으로 이 가운데 595만명이 3단계 규제 대상이다. 즉 전체 은행권 대출자 3명 중 1명이 DSR 규제에 묶이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출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로 호재를 누렸던 2금융권의 대출 상승세도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차주단위 DSR 산정 시 카드론이 포함되고, 기존 21%였던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올해부터 10~15% 수준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또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가 시작된 만큼 차주의 상환능력을 우려한 2금융권의 대출태도가 당분간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한국은행은 향후 2금융권의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이라며 저축은행의 1분기 대출태도지수를 –13으로 내다봤다. 플러스(+) 부호는 대출태도 완화를, 마이너스(-) 부호는 그 반대를 의미한다.


업계는 중·저신용자 및 자영업자들의 카드론 이용 빈도가 높고, 대출 한도에 육박한 차주들이 많음에 따라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소외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금융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비교적 안전한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향후 카드론이나 신규 대출 취급 등 중금리 대출 등의 영업이 축소되고, 그 결과 차주들의 자금난이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40개사 중 저신용자(신용점수 600점 이하)에게 대출을 거절하는 은행은 12곳에 달했다. 카드사 역시 카드론 승인을 축소해 나가는 대신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영업을 확대해 왔다. 기존 2단계가 도입된 올해 1분기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은 11조62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7% 감소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2금융권이 정부정책에 따라 대응하고 있지만 이미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절벽은 현실화되고 있다”며 “향후 대출절벽에 몰린 중·저신용자들이 대부업 등으로 빠질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2금융권 차주들의 대출 수요를 모니터링 하며 연체율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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