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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노출 위험"강조하는 사회·미디어, 그리고 역행하는 틱톡


입력 2021.09.13 14:01 수정 2021.09.13 12:07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틱톡, 지난 7월부터 사진·음성·댓글·동영상 등 이미지 오디오 수집


미디어에서는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여겨지는 개인 정보 유출, 보이스 피싱을 극화해 담아내며, 오락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개인이 예방법을 숙지해 범죄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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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봉하는 영화 '보이스'의 김선, 김곡 감독은 "통신 기술 발달과 함께 보이스피싱이 진화하고 있다. 시대적인 범죄를 영화로 해부할 수 있겠다 싶어 매력을 느꼈다. 누구나 보이스피싱의 타깃이 될 수 있는데, 가해자를 검거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게 아이러니했다면서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이유를 밝혔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중국에 있는 조직의 본부에 침투해 보이스피싱 업계 설계자 곽프로(김무열)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범죄 액션물이다.


보이스피싱은 현재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개인 정보를 입수해 가족, 지인, 금융, 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한다. 코로나19 상황을 이용해 백신이나 투자 정보, 대출을 미끼로 한 피해 사례도 늘어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는 지난 10년간 23만 3278건 발생했다. 피해 금액은 2012년 595억 원에서 11.8배 증가해 2020년 말 기준 7000억 원에 달했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와 수사기관은 보이스피싱을 반사회적 민생침해 범죄로 규정하고 뿌리 뽑기에 나섰다. 하지만 정부와 수사기관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수법 또한 날로 교묘해지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영화는 보이스피싱 집단이 어떻게 개인 정보를 편취하고, 타깃의 직접, 직장 등을 파악해 여러 명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걸 보여준다. 무지와 무식이 아닌, 사람의 희망과 공감을 갉아먹으며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치밀함, 무서움 등을 일깨운다. 여기에 보이스피싱의 핵심 키가 되는 개인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한 범죄를 에피소드로 다룬 것은 '보이스' 뿐 아니다. 지난 5월 종영한 SBS 드라마 '모범택시'는 9·10회에선 보이스피싱 범죄 집단을 일망타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손녀의 대학 등록금에 보태려고 1년간 폐지를 주워 100만 원을 모은 할머니, 전세금을 전부 잃은 부부 등 평범한 사람들이 전화 한 통에 속아 전 재산을 넘겨준 울음들을 가슴 아프게 그렸다.


촬영을 마친 천우희, 임시완 주연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을 위협받는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일본에서도 영화화됐다. 앞서 만들어진 소설과 영화는 스마트폰에서 빼낸 개인 정보만으로 2차 범죄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현실감 넘치는 공포감을 준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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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빈번하게 일어났던 개인 정보 유출 사고를 대수롭게 넘길 것이 아니라는 것도 강조한다. 기업들도 개인 정보 이슈에 대해 철저하게 단속하겠다는 방침들을 내놓고 있다. 특히 유튜브는 최근 18세 미만 이용자 위치 정보 이력 조회와 맞춤형 광고를 적용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표적 숏폼 플랫폼 틱톡의 개인 정보 수집 수위가 우려의 시선 속에 있다. 중국 IT기업 바이트댄스가 만든 틱톡은 지난 7월부터 한국 개인 정보처리 방침 개정안에 "이용자가 올린 사진·댓글·동영상·라이브 동영상 등에서 일부 이미지와 오디오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라고 명시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특별한 영상효과를 만들거나 콘텐츠 심의, 인구학적 분류, 콘텐츠·광고 추천, 개인 정보 비식별조치 등에 사용된다. 다양한 정보를 모아 무분별한 콘텐츠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고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틱톡에서 수집한 목소리와 얼굴 정보가 유출된다면 보이스피싱, 딥페이크, 얼굴인식 송금 등의 범죄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틱톡은 이전부터 개인 정보 처리와 관련해 꾸준히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외국의 적으로부터 미국인의 민감한 데이터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틱톡과 위챗을 미국 내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 미국의 일부 틱톡 사용자들은 "틱톡이 사용자의 기기를 통해 생체 데이터를 포함한 광범위한 개인 정보를 빼갔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틱톡과 위챗을 제재 목록에서 제외하긴 했지만 해당 앱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모니터링을 지시했다.


개인정보 이슈와 관련 닉 트랜 틱톡 글로벌 마케팅 총괄은 지난 9월 2일 개최된 틱톡 컨퍼런스에서 "이용자와 커뮤니티 보호는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최우선 목표다. 개인정보는 미국에 저장되고 백업은 싱가포르에 한다”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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