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국 이후' 檢개혁 전략 고심…"한국당만 빼고"


민주당, 검찰개혁 이슈서 '한국당 패싱' 조짐
의석분포상 여야4당 공조해 본회의 처리 가능
캐스팅보트 쥔 바른미래당에 손내미는 모양새
이슬기 기자(seulkee@dailian.co.kr) |
민주당, 검찰개혁 이슈서 '한국당 패싱' 조짐
의석분포상 여야4당 공조해 본회의 처리 가능
캐스팅보트 쥔 바른미래당에 손내미는 모양새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 사법개혁안 논의를 위해 열린 여야3당 교섭단체 3+3 회동에서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국 전 법무장관 사퇴 이후 정국 주도 이슈로 떠오른 이른바 '검찰개혁'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패싱'하고 처리할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민주당 검찰개혁특위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회의를 열어 한국당과의 합의가 불발될 경우,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들과의 담합을 통해 이달말 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달 28일 이후 공수처법 우선 처리를 강력히 진행하는 게 민의에 맞지 않겠느냐는 결론"이라며 "(이인영) 원내대표가 공수처법 우선 처리를 집중 검토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21일 원내대표 회동이 있고, 23일에는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지정 1인 의원이 참여하는) '3+3 회동'이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한국당의 의중을 살필 것"이라면서도 "공수처 설치 동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당을 제외한) 제2의 여야 4당 공조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주에는 시정연설이 예정돼 있다. 시정연설에서 이른바 '검찰개혁'을 명분삼아 국회에 공수처법 처리를 강력히 요구하는 메시지가 담길 경우,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한국당을 뺀 나머지 야당들과의 연합 전선 구축에 적극 공을 들일 전망이다.

'조국 사태'로 한국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는 등 당내 위기감이 파다한 상황에서 공수처법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고, 나아가 이 과정에서 무너졌던 범여권 전선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서도 바른미래당의 권은희 의원이 낸 안에 대해서도 충실히 협의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답했다. 공수처법을 논의하는 '3+3 회동' 자리에서 입장차가 확인됐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에 일부 양보하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 원내대표는 당의 공개 회의 석상에서도 "한국당을 제외하고 패스트트랙에 참여한 모든 정당의 의견도 경청해 합의를 모아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범여권, 처리엔 동의…先처리 놓곤 '제각각'
바른미래당은 공수처 설치안 각론부터 이견


현재 128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한국당을 '패싱'하더라도 정의당(6석)과 민주평화당(5석), 대안정치 소속 의원(10석) 등 범여권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 등의 표를 더하면 본회의 처리를 강행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는 정의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는 물론 △사법개혁안을 선거제 개혁안보다 먼지 처리하자는 민주당 의견에 열린 태도를 취하고 있다. 여야 4당의 합의가 전제된다면 의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평화당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안에는 찬성하지만, 선거제 개혁안보다 이를 먼저 처리하는 것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역시 개혁안에 찬성하는 대안정치는 평화당보다는 좀 더 열린 자세로 선처리 여부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공수처의 설치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공수처장 임명 과정에서 국회의 동의 절차를 밟도록 하자는 점과 △공수처에 기소권 대신 '기소심의위원회'를 두자고 주장하는 점에서 민주당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캐스팅보트'인 바른미래당과의 공조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 여부에 '포스트 조국' 정국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이 '권은희 안'에 대해 "열어 놓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배경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지난 4월 선거법과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때처럼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담합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각 당의 셈법은 다 다르지만, 조 전 장관이 물러난 지금은 어느 당에나 중요한 시기"라며 "민주당과 한국당은 물론 몸집이 작은 정당들까지 힘 겨루기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선거제 개혁안에 대한 논의를 앞둔 만큼 민주당이 나머지 정당들을 설득할 여지가 크지 않겠냐"며 "'고립'을 걱정해야 하는 한국당으로선 유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주)데일리안 - 무단전재, 변형, 무단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