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손짓에도 北 조화·조전만…與의원들 "아쉽다"


"북한의 경색된 입장 대변한 듯"…남북정상회담 필요성은 더 커져
이유림 기자(lovesome@dailian.co.kr) |
"북한의 경색된 입장 대변한 듯"
남북정상회담 필요성은 더 커져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북한이 조문단 파견 대신 조화·조전만 보내기로 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아쉬운 표정을 드러냈다.

이해찬 대표는 12일 오전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희호 여사가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유언을 남기신 만큼, 북쪽에서 조문단이 왔으면 좋겠다"고 공개 요청했다. 조문단 파견으로 남북 접촉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남북 대화 재개의 물꼬가 틀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하지만 통일부는 이날 오후 북한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조화·조전만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오전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당정협의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 외통위 소속의 한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 측의 경색된 입장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라며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서로 합의를 본 부분을 미국이 위배하고 있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등이 돌파구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친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이번에 북한이 보인 태도로 미뤄볼 때 입장이 바뀌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범여권의 중진 의원도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한국과 적극 교류하고 싶지 않다는 기류가 반영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이희호 여사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때 참석했는데, 그동안의 관례나 상호주의 관점에서 봐도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하는 게 자연스럽다"며 "(조문단 파견 불발이) 남북관계가 과거만 못하게 소홀해졌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민주당 중진 의원은 "조문단 파견이 남북대화를 여는 계가기 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했다. 그는 "북한도 이희호 여사와 긴밀한 관계가 있으니 조문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기 싸움을 하는 국면에서 쉽게 응하면 '급해서 그렇다'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으니, 그걸 차단하려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그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낼 수 있고, 우리도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정상 간 풀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이 빨리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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