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성산 후보인터뷰] 이재환 "동창들이 떠나는 창원, 두고볼 수 없었다"


10시간 이상씩 '도보탐방'…지역구민 마음 연다
단일화에 분개 "제일 후배에게 뭘 보여주는거냐
정치철학 아닌 정치공학 가르치는 모습 씁쓸"
정도원 기자(united97@dailian.co.kr) |
30대 젊은 후보 "동창들이 창원 많이들 떠났다
창원이 매력없는 도시가 돼간다는게 열받는다"


▲ 4·3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16일 오전 상남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후보자 연속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바른미래당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지인소개'가 첫화면에 뜬다. 4·3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환 후보에게 창원성산에 있는 지인을 소개해달라는 캠페인이다.

이 후보는 명서초·중학교와 마산고, 국립창원대를 나왔다.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모두 창원에서 나온 '토박이'다. 나이도 아직 30대 후반이라 지역에 동창들이 적지 않을텐데 굳이 '지인소개'가 따로 필요할까. 16일 오전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이 후보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자 답변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다 창원을 떠났다."

이 후보는 "내가 명서초 5회·명서중 3회인데 (동창들이) 많이 떠났더라. 젊은 사람들이 그렇게 창원을 떠난다"며 "창원경제가 잘 돌아갔다면 안 떠났을 사람들"이라고 씁쓸해했다.

이어 "아니면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만 있는다. 자리 못 잡은 사람은 연락도 안 된다"며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창원이 매력이 없는 도시가 돼가고 있다는 것, 그게 열받는다"고 토로했다.

창원을 떠나고 사라지는 것은 '사람' 뿐만이 아니다. 그가 창원에서 커온 추억 자체가 사라지고, 지워지고 있었다.

이 후보는 "내가 살았던 아파트 단지를 갔는데, 상가 한 층이 다 비어 있더라"며 "어릴 때 있었던 작은 점포들, 슈퍼마켓도 없어지고 비디오가게 자리도 비어 있고, 다른 게 들어오지도 않고 유리창은 깨져 있더라"고 전했다.

아울러 "창원성산에서 '도심 속의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내 추억도 없어지는 것 아닌가',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으로서 평상시에 내가 좀 못했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10시간 이상씩 '도보탐방'…지역구민 마음 연다
통장까지 보여준 소상공인, 공약개발 계기 됐다


▲ 4·3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16일 오전 상남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후보자 연속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지난 2016년 총선 출마에 이어 다시 한 번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출사표를 낸 이래, 이 후보는 매일같이 지역구 안을 몇 시간이든 묵묵히 걸으며 '도보탐방'을 하고 있다.

단순히 명함 주고 악수하고 다시 다음 사람 만나러 떠나는 게 아니라, 털썩 주저앉아 이야기를 듣는 이 후보에게 많은 지역구민들이 말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한 소상공인은 자신에게 통장까지 보여주더라고 전했다.

이 후보는 "자기 통장에 카드매출 들어오는 것과 재료비 산 것을 다 보여주는데, 실질적으로 통장에 남는 돈이 거의 없더라"며 "간이과세 기준을 1999년에 정해진 연매출 48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공약은 그 분으로부터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손님을 못 늘려주면 나가는 돈이라도 줄여줘야 하는데, 나가는 돈은 갈수록 늘어나고 손님은 줄어드니 ('도보탐방'하는 자신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손님이 올까 싶어 빈 가게 밖을 내다보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더라"며 "'못 살겠다', '나라 꼴이 엉망이다' 그런 말을 제일 많이 듣는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떠나는 동창들, 사라지는 추억, 못 살겠다는 지역상인들….' 30대 청년인 이 후보가 청년비례대표 등을 노리지 않고 2016년 총선에 이어 창원성산에 거듭 출마하는 이유는 여기에서 비롯됐다.

이 후보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창원에 대한 애착이 '맨땅에 헤딩',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계속하게 되는 의지"라며 "내 지역에 대한 애착이 없는 사람이 대한민국을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비례는 어떻게 보면 '줄서는 문화'를 양산한다고 본다. 일찌감치 애들에게 줄서는 것부터 배우라는 것"이라며 "나는 여기서 계속한다. 내가 살아온 창원이고, 내가 살아갈 창원이기 때문에 창원을 바꾸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년비례 선그어 "줄서는 것부터 배우라는 것
내지역 애착없는 사람이 나라 바꾼다? 말 안돼"


▲ 4·3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16일 오전 상남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후보자 연속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지난 2016년 총선에서 혼자 뛰며 8.27%를 득표했던 이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든든한 원군을 얻었다. 백전노장 손학규 대표가 창원성산에 방을 구해 상주하며 거의 매일같이 이 후보를 돕고 있다.

이 후보도 "유권자를 대하는 모습에서 많이 배운다"라며 "어디 들어갔을 때 명함을 안 받으면, 나같은 경우에는 아직까지 명함 주기가 어려운데, 손 대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견디면서 끝내 명함을 주고 악수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거의) '스페셜리스트'다 싶다"고 감탄했다.

이어 "30대 후반인 나도 나름 체력으로 10시간 이상을 걸어다니는데, 손 대표는 지치지 않는 체력"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표현 방법에 있어서도 나는 경상도 스타일로 약간 투박한데, 손 대표는 타인을 배려하는 표현과 세심한 배려를 해서 정말 배울 데가 많다. 역시 범접하지 못할 정치거목"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아버지와 아들'로 비유를 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젊은 사람이 성장하려 할 때 끌어주는 분이 있다는 것은 큰 기회"라며 "손 대표는 내가 정치의 초심과 신념, 소명의식을 지키는 제어판이 되고 있다. (이렇게 도와주는데도) 내가 똑바로 안 살면 '쌍욕'을 먹을 것 아니냐"고 웃었다.

'제3당' 소속 이 후보가 지역에서 입지를 확보하려 노력하는 사이, 창원성산 보궐선거의 구도는 급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의당·민중당과의 '3자 단일화'를 제안하고 정의당이 이에 호응한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이를 견제하고 있다.

이 후보는 각 정당의 단일화 움직임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단일화는 구태 야합정치의 반복"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정책개발과 자기자신의 노력이 무슨 소용이냐. '거래'를 잘하는 사람이 되는 거 아니냐"고 분개했다.

이어 "모든 후보분들이 나보다 선배라 경력과 연륜을 존중했는데, 제일 후배로서 선배들에게 '내게 뭘 보여주는거냐'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정치철학을 가르쳐줘야 하는데, 정치공학을 가르쳐주는 모습에 씁쓸하다"고 개탄했다.

단일화에 분개 "제일 후배에게 뭘 보여주는거냐
정치철학 아닌 정치공학 가르치는 모습 씁쓸"


▲ 4·3 창원성산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16일 오전 상남동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후보자 연속인터뷰를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바른미래당의 시선은 3년만에 돌아온 이 후보에게 쏠려 있다. 이 후보가 3년 전에 비해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는 4·3 재·보궐선거 이후 정계개편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후보 본인도 이를 의식하는 듯 '3년 전에 비해 더욱 단련됐다'는 것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출마한 모든 후보군 중에서 창원에 대한 애착이 가장 강하다"며 "3년이라는 기간 동안 대선캠프 기조실 팀장과 중앙당 부대변인 등 단기간에 많이 배울 수 있는 역할을 한 '행운아'"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기득권층도 아닌, 돈도 빽도 없는 내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두 배로 참고 인내하고 두 배로 조심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단련된 이재환이 있다"고 지지와 선택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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