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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미공개 곡, 어떤 형식으로든 꼭 발표하겠다”


입력 2007.11.29 17:34 수정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유희열은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어깨에 힘을 빼고 무심타법으로 휘두르니 홈런이 잘나오더라는 이승엽 선수의 인터뷰처럼 음반 판매량이나 뭐 이런 건 모르겠고, 토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납득이 갈만한 접점과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의 약간의 노력을 담았을 뿐’이라며 새 앨범을 얘기한다.


하지만,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퀄리티는 그에게 ‘광기어린 천재’(본인은 일본 만화에 나오는 변태 주인공 같다며 굉장히 머쓱해하는 비유지만...)라는 수식어가 하루아침에 붙여진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80분의 러닝 타임을 자랑했던 전작에 이어 또 다시 73분을 넘어서는 광대한 구성의 토이 새 앨범은 여전히 ‘프로듀서와 객원보컬’이라는 분업화된 공식을 철저히 추구하고 있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유려한 코드 진행을 앞세운 토이 스타일의 발라드를 중심으로 4집부터 큰 관심을 보였던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담고 있으며, 일부곡들에서는 그의 영원한 음악적 동경인 팻 메스니, 엔니오 모리꼬네, 사카모토 류이치, 카를로스 조빔의 감성을 빌려온 듯한 재즈, 브라질리언, 영화 음악에 대한 무한한 관심이 담고 있다.

이러한 정형적인 구성에도 불구하고 토이의 6집은 과거의 그것들과 분명 다른 질감, 심화된 접근법으로 차별된다. 본인 스스로는 처음 계획과는 달리 파격적인 측면보다 보수적인 성향이 더 부각된 결과물이라고 했지만, 앨범 전편에 걸쳐 뻔하지 않은 소재와 경향을 담기 위한 수고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이 가장 두드러진 곡이 다름 아닌 타이틀로 결정된 ‘뜨거운 안녕’이다. 활동 영역이 메인스트림과 다소 멀었던 싱어송라이터 이지형을 파트너로 과감히 결정했다는 점 뿐 아니라, 최근 프랑스와 일본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붐을 확산중인 80년대 뉴웨이브 작법을 과감하게 차용했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주목할 만하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30대의 대표적인 CF 감독 조원석(URANIUM238)이 맡았는데, 그 역시도 복고와 모던함의 묘한 줄타기를 담은 영상을 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모던록적인 어프로치가 시도된 ‘나는 달’, ‘안녕 스무살’, 미니멀적 일렉트로닉 사운드 ‘투명인간’, 시부야계 스타일의 요소를 빌어온 ‘Bon Voyage’ 등도 토이의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관계자들은 타이틀 곡 못지않은 앨범의 하이라이트로 중간 부를 차지하고 있는 ‘오늘 서울 하늘은 하루종일 맑음’, ‘스치다’, ‘크리스마스카드’의 3부작을 꼽는다. 토이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섬세한 가사와 드라마틱한 구성이 돋보이는 발라드로 새로운 객원인 윤하와 토이 팬들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김형중이 보컬을 맡아 곡의 완성도를 더했다.

특히, 막판까지 타이틀곡을 놓고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크리스마스 카드’는 토이의 오랜 팬들에게 반가운 선물이자 익숙한 느낌으로 사랑받을 듯 싶다. 이병우, 윤상, 루시드 폴, 유희열의 만남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그대, 모든 짐을 내게’, 김연우가 보컬을 맡은 ‘인사’, 성시경이 참여한 ‘딸에게 보내는 노래’ 등도 토이의 아이덴티티를 확인시켜주기에 충분한 트랙들이다.

덧붙여 새 앨범 “Thank You”의 발매를 즈음하여 또 한 가지 희소식은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콘셉트상의 문제로 인해 잠시 덮어놓은 곡들이 더러 있었다는 것이다. 유희열 스스로도 ‘어떠한 형식으로든 꼭 발표하겠다’라는 계획을 갖고 있으니 적어도 6년 6개월만큼은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또한, 앨범 작업 못지않게 심혈을 기울였던 작업실 겸 녹음실 역시 완성을 곧 눈앞에 두고 있다고 한다. 피아노가 메인이 된 개인적이고 소박한 작업물을 만드는 동시에 뜻이 맞는 선후배들과 자유롭게 교류하고 싶어 생각하게 된 공간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과거 삽화와 연주곡을 통해 또 다른 즐거움을 주었던 “익숙한 그 집 앞” 같은 프로젝트들을 꾸준히 선보일 것 같은 기대감이 벌써부터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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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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