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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김한수…1997년 그리고 세대교체


입력 2008.01.08 17:14 수정        

[데일리안 스포츠 매거진]

14년간의 현역생활을 마치고 지도자로 변신한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한수(37).

여전히 그라운드에 대한 진한 미련이 남아있지만 올 겨울 삼성의 지상과제가 돼버린 ‘세대교체’와 자신의 미래를 위해 힘든 결정을 내렸다.


삼성 ‘3루수’ 역사를 쓴 김한수

중앙대를 졸업한 1994년, 삼성의 2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들어온 김한수는 14년 동안 1497경기에 출장해 통산 타율 0.289, 1514개의 안타, 149개의 홈런, 782타점이라는 통산 성적을 남겼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김한수 보다 더 많은 경기에 출장한 선수는 은퇴선수를 모두 포함해 양준혁(1503경기) 단 1명뿐이다. 그가 왜 ‘소리 없는 강자’로 불렸는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김한수가 본격적으로 프로무대에 이름을 알리게 된 시즌은 1997년이다.

프로 적응기와 군복무로 인해 3년 동안 인상 깊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김한수는 1997년 124경기에 출장해 136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0.292의 타율과 9개의 홈런, 68타점을 기록하는 눈부신 활약으로 삼성의 주전 3루수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삼성 3루수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한 것.



1997년 ‘백인천의 아이들’ 그리고 10년

김한수가 전면으로 등장했던 1997년은 삼성이 가장 적극적으로 야수진의 세대교체를 이룬 시점이었다.

1996년 6위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백인천 감독은 기존의 삼성을 이끌어오던 류중일, 김성래, 강기웅, 이종두 등 노장 선수들을 대신해 최익성, 신동주, 김한수, 정경배, 김태균 등 신진 선수들을 대거 중용하며 대대적인 팀 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백인천 감독이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내세웠던 이들은 1994년 당시 삼성의 타격 인스트럭터였던 백인천 감독의 집중적인 조련을 받은 이른바 ‘백인천의 아이들’이었다. 이들은 이미 주전으로 도약을 했던 이승엽, 양준혁과 함께 젊고 막강한 타선을 구축했다.

‘젊은 피’로 이루어진 1997년, 삼성은 4위로 시즌을 마감한다. 비록 전년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는 하지만, ‘1등주의’를 표방하는 삼성이 만족할만한 성적도 아니었으며, 백인천 감독은 시즌 도중 전병호 구타사건이 불거지면서 중도에 퇴진을 했으니 실패한 시즌이었던 셈이다. 비록 팀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그해 ‘백인천의 아이들’이 거둔 성과는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삼성은 1997년 66승 53패로 4위에 그쳤지만, 팀타율 0.277(1위), 팀홈런 165개(1위), 팀득점 722개(1위), 팀장타율 0.462(1위) 등 도루(137개·3위)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공격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그해 삼성은 팀 득점 2위 해태(616개)와 무려 100점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인 득점 생산력을 과시했다. 당시 역대 최고의 팀 득점과 팀 홈런을 기록했던 삼성의 타선은 팀타율 3할을 올렸던 1987년 이후 가장 무서운 타선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뜨거웠다. 그리고 그 뜨거운 타선을 이끌었던 선수들이 바로 백인천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주전으로 도약한 젊은 타자들이었다.

그해 1번 타자로 나선 최익성(0.296-21홈런-65타점)을 비롯해 신동주(0.326-21홈런-66타점), 이승엽(0.329-32홈런-114타점), 양준혁(0.328-30홈런-99타점),김한수(0.292-9홈런-68타점),정경배(0.274-13홈런-72타점), 김태균(0.258-16홈런-62타점) 등 재능이 넘쳤던 삼성의 젊은 타자들은 ´부정 배트´의혹을 받을 정도로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삼성의 팀컬러를 바꿔버렸다.

1997년 당시 홈런 20개 이상을 기록한 10명의 타자들 가운데 4명이 삼성 소속이었다. 그해 타율 20위안에 5명, 최다안타 20위 가운데 6명, 타점 20위 안에 7명의 삼성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피해가기 힘든 공포의 타선. 비록 ‘투수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타력’의 한계로 시즌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당시 백인천 감독이 단행한 삼성 야수진의 세대교체는 대성공을 거뒀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야수진의 세대교체를 위해 칼을 빼들었다. 세대교체를 이끌어야 할 젊은 야수들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으며, 최고의 투수력을 보유하기 있다는 점에서 2008년 선동열이 구상하는 세대교체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삼성에게 전면적인 세대교체는 성공 가능성을 떠나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수과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거부할 수 없는 대세 앞에서, 한때 삼성 세대교체 중심에 있었던 김한수가 유니폼을 벗었다.

1997년 전면에 등장해 삼성의 10년을 이끌어왔던 주인공 김한수. 이제 자신의 바람처럼 좋은 지도자로 삼성의 새로운 10년을 만들어내는 훌륭한 조연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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