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마구´ 자이로볼…3월 그 정체 드러날까?


입력 2007.02.21 23:22 수정        

일본의 마구(魔球) 자이로볼, ´마쓰자카는 못 던진다?´

“마쓰자카의 슬라이더는 확실히 스파이럴 회전을 하고 있지만, 우리들이 말하는 자이로볼과는 조금 다르다”


일본 스포츠계의 저명한 박사이자 <기적투의 비밀>, <마구의 정체>등을 기술한 테츠카 카즈시(44)씨는 마쓰자카의 진출로 인해 화제가 된 자이로볼(Gyroball)에 대한 질문에 “마쓰자카는 자이로볼을 던지지 않으며, 마쓰자카의 슬라이더는 자이로볼이 아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마쓰자카가 던지는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는 카즈시씨의 자이로볼 이론에 의해서라면 ‘투심 자이로볼’의 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마쓰자카가 미국으로 진출한 이래, ‘자이로볼을 던진다’에 대한 논쟁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WBC결승전에서 쿠바의 선수들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는 공을 본 스카우터들은 그 공이 마구라며 극찬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이런 ‘자이로볼 투구 논란’ 중심에 서 있는 마쓰자카는 자이로볼에 대한 질문에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마쓰자카는 이전에도 많은 언론들의 질문에 “만화에만 나오는 이야기 아니냐”라고 말하는 등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런 마쓰자카의 ‘미지근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미국 언론들은 마쓰자카의 자이로볼을 파헤치기 위한 여러 특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미국 최대의 스포츠 전문지인 ESPN은 곧 대대적인 특집을 다룰 예정이며, 미국 4대 네트워크 중 하나인 CNN은 이미 카즈시씨에게 자이로볼에 대한 확실한 개념에 대해 자문을 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직은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마구(魔球) 자이로볼. 정말 마쓰자카가 자이로볼을 던지는 것일까.


- 자이로볼의 원리

자이로볼은 일본의 과학자 히메노 류타로와 데즈카 카즈시가 공동 저술한 책 <기적투의 비밀>에서 그 원리와 방법을 소개한 구질이다. 히메노와 카즈시는 슈퍼컴퓨터를 이용, 수 천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친 끝에 자이로볼에 대한 소개를 붙였다. 현재 이들의 연구결과는 DVD로도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자이로볼을 시험하기 위한 연습구까지 등장한 상태다.

그들의 연구결과에 따른 자이로볼은 완벽한 신체 밸런스와 100%에 가까운 손가락 콘트롤 능력이 있어야 구사가 가능하다. 우완투수의 경우 오른손으로 공의 양쪽 포면을 잡고 직구 그립을 잡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딜리버리 순간에 투수의 엉덩이 부분과 공을 던지는 어께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이 포인트다. 즉, 엄청난 위력의 공이기는 하지만, 메이저리그에 존재하는 몸의 한계를 극한으로 이끌어내며 공을 던지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

오른쪽 어깨가 회전할 때 손가락은 공을 채지 않고 끌어당긴 뒤, 손목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180도 가까이 회전하며 공을 던지고 손바닥은 3루 베이스를 향하는 것이다. 우완투수가 스크루볼을 던지는 것과 비슷하지만, 마지막에 공을 놓는 손가락이 검지로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렇게 완벽히 자이로볼의 이론을 해낼 수 있다면 스파이럴(Spiral・나사선 혹은 소용돌이선) 회전이 공에 먹게 되고, 공의 회전이 워낙 심해서 타자가 방망이 중심에 맞히려는 순간 배트 주변부에 맞게 돼서 어떤 타자도 이 공을 칠 수 없다는 것이 이론자들의 주장이다.


- 자이로볼의 발견

자이로볼의 이론을 처음으로 제기를 한 카즈시씨에 의하면, 그는 처음으로 장난감 가게 주인이 자기 아들에게 주라며 선물로 준 미국 장난감에서 이 이론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의 저서 ‘마구의 정체(魔球の正体・베이스볼 매거진 발간)에 따르면 이 장난감은 ’X-zyle Ultra‘라고 하는 장난감으로, 구부러진 원반과 같은 모양새에 던지기 놀이를 할 때 쓰이는 장난감이다.

이 X-zyle Ultra라는 장난감을 제대로 된 방식으로 던지면 스파이럴 회전을 먹으면서 공기저항을 뚫어버리기 때문에 150미터 이상도 날릴 수 있다. 매사추세츠공대에서 실험을 한 뒤 증명을 받은 이 장난감은 역으로 바르게 던지지 않으면 슈트(역회전) 회전을 먹으면서 18미터도 날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스파이럴 회전을 먹는 이 장난감을 보고 야구공에 접목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현재 호시노 재팬 헤드 겸 타격코치인 타부치 코우이치의 유소년 야구교실로 찾아가 캐치볼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이 회전법으로 던질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켰다. 그리고 단기간에 엄청나게 급상승하는 볼의 위력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류체역학의 전문가, 히메노 류타로씨가 이 볼이 형성하는 흐름의 수치해석에 성공해서 장난감이 나는 수수께끼, 더 나아가서는 자이로의 원리를 피칭에 접목시켰을 때 경우의 현상을 증명한 것이었다. 이 두 명의 연구가 하나로 만들어져 소개한 것이 ‘마구의 정체’다.


- 미지의 마구, 자이로볼

처음으로 마쓰자카가 자이로볼을 던진다는 주장을 한 사람은 바로 히메노씨였다. 그는 마쓰자카의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자이로볼로 결론지었다. 이들이 실험을 한 자이로볼의 낙폭은 무려 3피트. 약 90cm에 달하는 수치라고 한다. 보통의 커브의 낙폭은 6인치(15cm)에 불과하며, 스플리터는 1피트(30cm)이다. 공의 낙폭도 낙폭이지만, 회전속도가 가히 총알을 방불케 했다고.


그러나 카즈시씨가 마쓰자카의 종 슬라이더가 자이로볼이 아니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의도적으로 떨어뜨리려고 던지는 볼은 자이로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자이로볼은 무서운 공이다. 타자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며, 도저히 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볼이다”라며 예측할 수 있는 구질이 자이로볼은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

자이로볼의 특징은 낙폭도 있지만, 초속과 종속에 따른 차이도 있다는 것이 카즈시씨의 설명이다. 초속과 종속의 차가 거의 없는 것이 포심 자이로볼이며, 투심 자이로볼은 그 반대로 변화는 극심하지만 포심과는 다르게 생각보다는 느린 느낌을 준다는 것. 또 회전축이 던지는 방향과 일치하는 것이 자이로볼을 정의내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고 한다.

단 최근의 연구에서는 회전축이 5도에서 10도 어긋나는 쪽이 마그나스력(공기의 압력차에서 생기는 힘. 볼의 회전축과 수직의 방향으로 발생)의 영향을 더욱 잘 받아서 위력이 있는 공이 된다고 한다. 즉 아직 자이로볼의 연구는 발견될 여지가 많이 남겨져 있기 때문에 카즈시씨도 히메노씨와의 해석의 차이점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만큼 이 볼은 미지의 마구라는 것이 정설이다.

- 자이로볼, 그 정체는 3월 달에?

카즈시씨와 히메노씨는 메이저리그에서 자이로볼을 던지는 투수가 2명이 있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그 두 명은 바로 제프 위버와 제러드 위버 형제다.

이들의 이론에 따르면, 그들의 투구폼은 처음 왼발을 키킹했을 때 말아 올리 듯 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 요소가 자이로볼을 던지는 데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이드암 스로로 던지는 형 제프 위버의 슬라이더는 가로로 휘지 않고 갑자기 라이징성으로 뜰 것 같은 움직임을 보여줄 때가 있다. 이것이 바로 2심 자이로볼의 특징이다.

동생 제러드 위버의 포심은 홈 베이스에서 위로 툭 튀어오를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지금까지 아시아쪽 언론에서는 단순히 ‘꿈틀대는’, ‘폭발적인’정도의 수식어가 붙었지만 초속과 종속의 차가 거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대전했던 조지마 켄지도 “아마 자이로볼이 있다면 제러드 위버의 직구일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자이로볼은 투수들이 무의식중에서 던질 때가 있다고 한다. 특히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들은 무의식중에 자신도 모르게 마구를 던진다고 한다. 물론 나이를 먹고 야구를 계속하게 되면서 폼을 교정 받고 멋진 백스핀 볼을 던지게 되지만, 반대로는 자이로볼을 던질 수 없다고 한다. 그 가운데 성인 프로 선수로써 자이로볼을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투수로 마쓰자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쓰자카는 폭발적인 투구를 자랑하긴 하지만 그와 반대로 몸을 극한으로 뒤틀며 회전을 주는 투구폼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가장 좋은 신체 투구 밸런스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마쓰자카의 특징이다.

현재 위버 형제의 테이프를 검증중인 카즈시씨는 곧 열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도중 시애틀 매리너스의 조지마 겐지의 도움을 받고 자이로볼의 발견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 나설 예정이다. 그리고, 마쓰자카가 자이로볼을 던지는지 아닌지는 3월에 확실히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마구’ 자이로볼의 정체가 드러날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데일리안 스포츠 넷포터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