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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 2시즌은 ´궁´이란 제목을 버려라!


입력 2006.11.20 17:04 수정        

궁 2시즌의 한계를 인정하고, 해명해야한다

궁 2시즌이 제작사의 독립으로 인해 2시즌을 달지 못한 채 ‘궁S’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결정했다. 또한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다. 입헌군주제를 위시로 황실이라는 배경만 남고 출연진과 이야기가 전부 바뀐다.

본인들 스스로 주장했던 시즌제는 온데 간데 사라지고 어정쩡한 궁S라는 묘수가 나왔고, 이에 결국 시즌제 첫 드라마가 될 것이라는 기대마저도 사라지게 되었다. 이미 이것은 종영 직후부터 감지되어 왔다.



주인공 윤은혜와 주지훈의 캐스팅 소식이 설왕설래 하면서, 출연진들이 전원 바뀌었고, 궁의 열혈 팬들은 제작사에게 “이것은 시즌제 드라마가 아니다”라고 항의를 해왔다. 그래서 정작 출연진은 가수 세븐, 강두, 허이제, 박신혜로 결정되었고, 황실 가족마저 속속 출연진이 교체되어 새로운 드라마로 탄생된다.

그렇다면 이 ‘궁S’는 ‘궁’의 후광을 업고 인기를 끌려고 했던 얄팍한 상술밖에는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특히, 드라마에 출연진을 캐스팅 하는 과정에서 감독은 출연진들이 전화조차 받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놓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이것이 애초부터 시즌제 드라마가 될 수 없었던 몇 가지 이유를 들어보자.



시즌제는 연장방영의 구차한 변명!
애초 ‘궁’이 방영될 당시 캐스팅 시비가 불거지면서 아무도 이 드라마가 성공하리라 믿지 않았다. 하지만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을 앞세워 황실가족들의 베테랑 연기자들의 훌륭한 연기력이 극의 중심으로 자리 잡더니, 급기야 윤은혜와 주지훈의 연기마저 놀라운 성숙미를 선보이며 인기드라마로 남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당시 ‘궁’이 방영될 당시는 MBC 방송국은 부진의 늪에 빠져, 드라마, 예능, 시사프로그램까지 어느 하나 잘 되고 있는 것이 없었다. 그 가운데 ‘궁’의 인기는 안팎으로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MBC를 살리는 구원투수였다.

결국 MBC는 20부작에서 24부작으로 연장했다. 하지만 앞서 ‘시즌제’ 드라마 도입을 이야기했고, 다음 시즌을 위해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내용 일부를 변경과 함께 늘려 종영했다. 그래서 이 드라마 종영 이후 열혈 팬들은 당연히 시즌제 드라마를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다. 이것은 결국 연장을 위한 변명이 만들어 낸 시즌제 드라마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정녕 사실이 아니더라도 시청자와의 약속을 본인들 마음대로 좌지우지 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이 아니라면 당초 시즌제 드라마 도입을 선언한 뒤 시나리오 준비와 함께 출연진들의 캐스팅을 결정했어야만 하며,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제작을 중단했어야 한다. 아니면 제작한다고 해도 궁이라는 이름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 후광에 힘입어 다시 인기드라마로 부활하려는 속임수를 써서는 안 된다.

시즌제 드라마 도입은 불가능!
그렇다면 왜 이렇게 시즌제 드라마 도입이 어려운 것일까? 그것은 당초 ‘궁’을 제작할 당시 사전제작을 하겠다는 의지만 있을 뿐 시즌제 드라마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인기가 있자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소재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그것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시즌제 드라마’라는 묘안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다급하게 내용을 연장하게 되었고, 후반에 이르러 내용의 진행 속도가 느려지고, 2시즌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한 명분으로 혜명 공주를 여황제로 만들어 버리고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끝을 냈다.

그렇다면 2시즌에서는 분명 그녀가 왜 여왕을 맡았는지, 극중 세자였던 신이가 다시금 왕으로 올라야 하는 과정을 담아야 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구상하면서 강화도령을 떠올려 ‘여성은 황제가 될 수 없다’는 명분 때문에 왕족을 찾던 중 자장면 배달원이 세자로 책봉된다는 내용으로 탈바꿈했다.

여성이 황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언뜻 들어서 여성비하 시비가 불거질 수도 있는데, 거기에 강화도령 이야기를 뜬금없이 끌어와 시즌제 드라마를 하겠다는 그 욕심이 무모한 용기가 아닐까, 싶다. 옛말에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

당초부터 이렇게 기존 기획을 뒤엎을 의도였다면 2시즌을 기획하지 말아야 했다. 2시즌이 아직 방영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떠한 드라마가 나올지는 아직 모른다. 물론 아주 훌륭한 드라마 한 편이 방영될 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가장 중요한 시청자와의 약속을 깨트린 부분은 분명 해명하고 가야하는 일이다.

특히 감독은 ‘궁’을 만들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제’로써의 도덕적 의무와 책임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네티즌들의 인기로 인해 신이와 채경의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 못내 아쉽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들의 사랑이 결론을 맺은 지금 2시즌에서는 좀 더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삶의 모습에 집중해 충분히 또 다른 이야기를 쉽게 만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제법 참신했던 소재를 스스로의 한계에 가두고 만 것이다. 더욱이 원작인 만화 ‘궁’이 아직도 연재 중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 후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여지는 많았다. 결국 제작 당시 기획하지 않았던 것을 억지로 끌고 나가려 했던 욕심 때문에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시즌제 드라마 특성상 인기를 끌지 못하면 아무리 기획을 하고 있었더라도 제작되지 못했을 것이다. 즉, ‘궁’은 시즌제 드라마 도입을 먼저 생각해 제작했을 때부터 2시즌의 내용을 염두해 두고 끌고 가야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여건상 아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궁이란 제목에 집착하지 말라
그렇다면 제작사와 방송사, 감독이 선택해야 할 마지막 방법은 ‘궁’이라는 제목에 집착을 버리는 일이다. 당초 궁은 21세기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라는 색다른 소재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줬던 것이다. 또한 조선시대의 궁궐이이야기 아닌 현대인들의 궁궐이야기에 공감했을 뿐이다.

즉, 허울에 불과한 제목 ‘궁’을 버리고 시즌제 드라마의 개념을 버려야 한다. 분명 윤은혜와 주지훈은 나오지 않는다. 또한 그들의 이야기를 담을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미 본인 스스로 시즌제 드라마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더 이상 궁S가 궁의 2시즌이 아니다. 당위성도 없는 상황에서 몫을 맬 이유가 없다. 또한 그것은 ‘궁’을 사랑했던 이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횡포라고도 할 수 있다. 비록 출연진과 내용이 바뀌었지만 잘 만든 드라마가 방영된다면 지금의 잡음도 금세 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하게 이러한 잡음은 본인 스스로 만든 것이기에 작품으로 보답해야 할 것이다.

즉, 전작과의 차별화라는 말보다는 당초의 한계를 시인하고 ‘입헌군주제’라는 소재가 묻히기에 아까워 이렇게 제작을 하게 되었으니 양해를 부탁하는 길이 더욱더 드라마를 살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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