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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일본은 04:00, 우리는 07:30


입력 2006.07.05 15:08 수정        

2차대전서 독일 로켓 개발 무시하다 영국 쑥대밭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첫 미사일을 발사한 시간은 5일 새벽 3시 32분이었다. 그리고, 일본이 비상회의를 소집한 시간은 새벽 4시였다. 미사일을 발사한지 불과 28분 후에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회의를 소집하려면, 우선 새벽잠을 자고 있는 사람을 깨워야 할 것이다. 눈을 비비고 일어난다고 회의가 곧바로 진행될 수는 없다. 아마도 간단한 ´고양이 세수´라도 해야 했을 것이다. 또한 회의장까지 걸어갈 수도 없다. 승용차도 미리 대기시켰을 것이다. 회의장이 얼마나 가까운 거리인지는 모르지만,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따져봐야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이 불과 28분만에 이루어질 수 있을까.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마자 긴급회의를 소집했다고 해도 새벽 4시까지는 28분의 여유밖에 없었다. 미사일 발사를 확인하고 나서 회의를 소집했다면, 그 28분의 여유조차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상황이 터진지 28분 후에 회의를 열었다는 보도였다.

그렇다면 일본은 미사일 발사 사실을 사전에 예상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발사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고, 어쩌면 미리 대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잠을 설쳐가며 기다리다가 발사 사실이 확인되자 그대로 회의장으로 달려왔을 것이다. 일본은 이렇게 빨랐다.

이에 비해 우리 정부가 회의를 연 시간은 오전 7시 30분이었다는 보도다. 시간이 일본보다 3시간 30분이나 늦었다. 첫 미사일이 발사된 3시 32분보다는 3시간 58분, 거의 4시간이나 지난 후였다.

보도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이 상황을 보고 받은 시간은 오전 5시경이었다고 한다. 일본은 이미 회의를 1시간이나 진행하고 있을 시간이 되어서야 보고를 받은 것이다. 오전 5시경에 상황을 보고 받았다고 해도 급히 서둘렀다면, 6시쯤에는 회의가 열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회의는 7시 30분이 되어서야 열렸다. 보도에 따르면 그렇다.

일본과 차이가 난 3시간 30분이면, 서울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대구까지 달릴 수 있는 시간이다. 평양에서 서울까지도 올 수 있는 시간일 것이다. ´분´과 ´초´를 다퉈야 할 숨가쁜 상황에서 우리는 회의 소집마저 이렇게 늦고 만 것이다.

이와 관련된 야당의 국회 브리핑은 다음과 같았다는 보도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위기상황을 잠자다가 외신을 통해 알아차린 것은 기가 막히고 한심한 일이다. 노무현 정부가 안보에 그만큼 무디고, 불감증에 빠져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안이다. 미국은 독립기념일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차원의 긴급회의를 즉각 소집하고, 일본 그리고 유엔도 신속하게 대응했지만 우리 정부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물론, 우리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를 포착했다는 보도는 있었다. 그래서 대응책을 준비해왔다고 했다. 발사 시점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는 보도다. 그래서 외교통상부 장관의 중미 방문 일정도 연기되었다는 것이다. 청와대도 발사 전날인 4일, 대책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렇지만,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의 발표 역시 조금 미지근했다. "북한은 이번 발사로 야기되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도발적 행위를 중단하고 6자 회담에 즉각 복귀해 대화로 문제를 풀고 국제적인 비확산 노력에 부응해 나갈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했다는 보도다. 눈에 띄는 내용이 없었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은 비밀리에 ´비행폭탄´이라고 하는 ´로켓´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러나 영국은 이를 ´선전용으로 내세운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빛이나 소리의 속도보다 빠른 폭탄을 만들었다는 것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무시했다.

그렇지만 그렇게 무시했던 폭탄은 하루에 100발이 넘게 날아왔다. 로켓의 몸체에는 1t이나 되는 폭탄이 적재되었다. 런던은 쑥밭이 되고 말았다. 비행고도가 낮아서 지상에 있는 방공포로는 쏘아 떨어뜨릴 수도 없었다. 영국은 속수무책으로 혼이 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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