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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는 꼰대마초' 성희롱 발언에 비난 봇물


입력 2012.01.30 11:11 수정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정봉주 격려 비키니 사진' 독려에 공지영 등 "사과하라" 맹비난

일부에서 "한국여자 후진성" 옹호에 여성 네티즌들 분노 폭발

지난 2011년 11월 30일 저녁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나는 꼼수다´ FTA 반대 특별공연에서 나꼼수의 출연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의원, 김용민 시사평론가, 주진우 기자가 무대에 오른 공지영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민은경 기자 지난 2011년 11월 30일 저녁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나는 꼼수다´ FTA 반대 특별공연에서 나꼼수의 출연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의원, 김용민 시사평론가, 주진우 기자가 무대에 오른 공지영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민은경 기자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가 벌이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 석방촉구 ‘비키니 응원’이 공개되면서 트위터 등 SNS에서 여성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여성들의 가슴 부위 비키니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도록 권유하고, 성희롱 발언을 서슴지 않자 평소 나꼼수를 지지했던 소설가 공지영 씨도 나꼼수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 씨는 지난 28일 트위터(@congjee)에 “나꼼수의 비키니 가슴 시위 사건 매우 불쾌하며 당연히 사과를 기다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논란은 21일 방송된 ‘나꼼수 봉주 3회’에서 “정봉주 전 의원이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고 부끄럽게도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있다. 그러니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 보내기 바랍니다”라는 발언이 나가면서 시작됐다.

이틀 뒤인 23일 ‘나와라 정봉주 국민본부’ 홈페이지에 한 여성이 비키니만 입은 채 가슴에 ‘가슴이 터지도록 나와라 정봉주!’라는 문구를 적은 사진을 올렸고, 이어 다른 여성들도 추가로 속옷과 비키니로 가린 가슴에 정 전 의원의 석방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적은 사진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나꼼수 멤버인 주진우 시사IN 기자가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가슴응원 사진 대박이다. 코피를 조심하라!”는 메시지가 적힌 정 전 의원 접견민원인서신을 올리면서 여성들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이화여대 동문 커뮤니티에는 ‘주진우 기자님께 보내는 메일’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나꼼수의 ‘가슴 응원’ 사진들을 보며 여성관에 있어 진보와 보수 꼰대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하는 커다란 실망과 회의를 느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꼼수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아니, 비단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사실 그간 아슬아슬하게 위험수위를 넘기지 않았던... 그간 ‘이대숙대 지분’ 운운하시며 여대에서 재학 중인 학생들을 마치 남자들의 소유물인 양 이야기하시는 태도에 대해서도 매우 불쾌했던 것이 사실입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그 여자분들의 자발적인 행동이었다고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나꼼수와 나꼼수의 팬들 중 헤게모니를 가진 쪽은 나꼼수입니다. 나꼼수는 대중적 인기라는 또 다른 형태의 권력을 남용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트위터에서도 나꼼수가 그간 보여준 아슬아슬한 행태들을 이번 성희롱 발언과 연결지어 성토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런 한편, 일부 “한국여자들의 후진성”을 운운하며 나꼼수의 행동을 지지하는 주장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갑론을박도 펼쳐졌다.

아이디 @pa****는 “정봉주 의원에게 비키니 사진으로 응원해줘도 좋다는 말은 진지한 요구가 아니라 나꼼수의 특징인 유머코드의 사용이고 남자 수감인에게서 뽑아낼 수 있는 일반적인 유머코드”라며 “여기서 중요한 건 비키니 사진의 여성분과 나꼼수 청취자가 정서적 유대관계 안에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sure****도 “섹시코드를 이용한 응원, 이 정도는 충분히 수용할만한 수위 아니었던가요? 표현의 자유였음을 두말할 나위도 없구요”라고 했으며, @lucky******는 “1년 내내 그들하고 싸우려면 지지치말고 유쾌하게 싸우자는 차원에서 그런 이색시위를 한 것 아닌가 싶다”라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진중권 씨도 트위터에 “비키니 사진을 올린 것은 한 개인의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행위라고 봐요. 거기에 대해 찬반의 논란이 있는 것은 건강한 일이구요. 그 판단은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고, 어느 가치관이 옳은 것이냐는 판정하기 어려운 문제죠”라고 썼다.

이에 반해 영화감독 이송희일 씨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슬럿워크처럼 여성이 자신의 성을 주체적으로 드러낼 때는 불편해하지만, 비키니 사진처럼 여성의 성이 객체화된 대상으로 전락할 때는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환호하는 극명한 모순. 그 모순을 감지하지 못하는 분들은 스스로를 마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leed*******는 “나꼼수 비키니 사건의 전모는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 어떤 부당한 일을 자발적으로 했다고 해서 그 일에 숨겨진 욕망이나 권력관계가 말소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을 자꾸 자발성의 차원으로 돌리려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yoo******는 “나꼼수가 이번에 비키니 사건에 있어 보여준 태도와 지적 수준을 보면, 역시 저들은 ‘공부되지 않은’ 가짜 진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제 꾀에 제가 넘어 갔다”라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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