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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출신 국회의원 이렇게 없나요?"


입력 2009.01.18 08:45 수정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전체 299명중 16명 5.3% 불과 한나라 11명…공대생의 불모지

과학정책 더딘 이유 ´몰라서´…"과학발전 이과생 정치참여로"

18대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해 4월 8일 오후 국회 본청에 마련된 18대 국회의원 등록실에서 금배지들이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8대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해 4월 8일 오후 국회 본청에 마련된 18대 국회의원 등록실에서 금배지들이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공대출신 국회의원이 몇 명이나 있죠?”

서울대 공대 한 교수가 최근 정치부 기자들과 만나 던진 질문이다. 기자들은 박근혜 전 대표(서강대 전자공학과) 등 3명을 거론한 뒤 머쓱해 했다.

18대 국회에서 자연계 대학 출신 국회의원은 모두 28명. 이 가운데 ‘순수 이공계’ 출신은 16명으로 전체 299명의 5.3%에 불과했다. 국회가 ‘공대생의 불모지’라는 말이 나올 법 하다.

이공계 출신 의원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 4명, 창조한국당 1명으로 뒤를 이었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은 이공계 출신이 전무했다.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김성조 의원이 영남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고, 정갑윤 의원이 울산대 화학공학과, 서상기, 박영아, 배은희, 허원제 의원은 서울대 공대 출신이다. 또 한선교 의원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구본철 의원은 인하대 전자과를 나왔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부산대 토목공학과, 조정식 의원은 연세대 건축과,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이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각각 졸업했다.

정치권의 과학기술 ´장밋빛 청사진´ 현실로 옮기려면?

정치권의 이공계 열세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자리 잡았다. 정부와 정치권이 매번 과학기술과 관련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결과는 항상 기대 이하로 끝난 것도 이 같은 요인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이공계 출신 인사들의 정치 진출 확대를 위해 ‘직능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이공계 출신 인사들이 정치권에 진출해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보다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입법 활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일부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외부 과학기술단체의 활용을 ‘롤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전미과학자단체(AAAS)처럼 정치권을 상대로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과학기술단체가 우리나라에는 없는 상황. 우리도 과학계의 입장을 정치권으로 확산시키는 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면, 기술발전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과학기술계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공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인들이 정치에 참여하면 안 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면서 “공대 출신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과학기술 발전의 토양을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24일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의 주도로 모인 ‘이공계 국회의원들의 모임’이 공식 출범했다. 모임은 이날 여의도에서 창립모임을 갖고 “국회 차원에서 과학기술인 목소리를 대변하고 과학기술 관련 정책과 입법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모임은 매달 20일(이공계 의미) 정기모임을 갖고 국회 차원의 이공계 지원 법률 제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자연계(이공계) 출신 국회의원 명단]

한나라당=△박근혜(서강대 전자공학과) △정의화(부산대 의학과) △김성조(영남대 화학공학과) △윤두환(울산과학대) △정갑윤(울산대 화학공학과) △서상기(서울대 금속공학과) △신상진(서울대 의학과) △안홍준(부산대 의대) △한선교(성균관대 물리학과) △원희목(서울대 약학과) △구본철(인하대 전자과) △박영아(서울대 물리학과) △배은희(서울대 미생물학과) △손숙미(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윤석용(경희대 한의학과) △이애주(서울대 간호학과) △허원제(서울대 물리학과) △홍장표(인하대 조선공학과) △조문환(계명대 의학과)

민주당=△조경태(부산대 토목공학과) △조정식(연세대 건축과) △주승용(성균관대 전기공학과) △김춘진(경희대 치의학과) △전혜숙(영남대 약학대학) △전현희(서울대 치의학과) △김상희(이화여대 제약학과) △강기정 (전남대 전기공학과)

창조한국당=△이용경(서울대 전자공학과)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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