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병역비리자 59% 체육·연예·사장 등 ‘공인’
한동안 잠잠하던 연예계의 ‘병역 비리’가 또 터졌다.
18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주현)는 18일 “건강 상태를 속이고 현역 입대를 기피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모델 겸 뮤직비디오 감독 ‘쿨케이(본명 김도경. 27)’와 힙합그룹 ‘허니패밀리’의 멤버 디기리(본명 원신종. 29)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검찰에 따르면, 쿨케이 등은 지난 2000년 현역 입영 대상자 판정을 받고도 현역 입영을 피하기 위해 2006년 중순 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브로커에게 200만원을 주고 고혈압 환자로 위장하는 방법을 배운 뒤 병무청에 병역 처분 변경을 신청해, 공익근무에 해당하는 4급 판정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신체검사 직전 커피를 많이 마신 뒤 괄약근과 팔 등에 힘을 주는 수법으로 순간적으로 혈압을 올려 경기 성남의 한 병원에서 ‘본태성 고혈압’ 진단을 받은 뒤 병사용진단서를 발급받아 재검을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5년간 병역비리자 59% 체육·연예·사장 등 ‘공인’
한편 최근 5년간 병역비리로 적발된 사람은 모두 637명이고 이 중 59%에 해당하는 374명이 의사·대표이사(사장)·연예인·체육인 등 공인 및 이른바 ‘사회 지도층 인사’인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병무청이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한나라당)과 같은 당 김옥이 의원에게 지난 1일 제출한 내부 자료에서 밝혀졌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적발된 병역 비리자는 총 637명이고, 이 중 야구선수.축구선수 등 체육인이 2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체육인은 2004년 야구선수 110명이 ‘사구체신염 판정 비리’을 이용해 무더기로 병역을 회피했고, 2008년에는 축구선수 89명이 ‘견갑관절’을 조작해 병역을 면탈하려 하는 등 ‘집단적 병역 회피 현상’을 보였다 .
체육인 다음으로 병역 비리가 많은 분야는 산업기능요원으로 121명을 차지했다. 이들은 지정 업체가 아닌 업체에 파견돼 일을 하거나 홍보·외근 등 지정 업무와는 다른 업무를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07년 서울 동부지검에서 가수 싸이, 전 중앙인사위원장 자제 등 고위공직자의 아들 3명 등 총 112명을 적발해 우리 사회에 커다란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체육인’과 ‘산업기능요원’ 다음으로 병역 비리가 많은 것은 유학생이다. 지난 2007년에는 무려 111명의 유학생이 ‘국외 거주’를 이용해 불법으로 병역을 연기하려다 무더기로 적발된 바 있다.
이들에 이어 ‘병역지정업체’의 대표이사(사장) 50명이 산업기능요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거나 불법 운용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연예인 9명, 의사 4명 등도 각각 혈압조작, 산업기능요원 편법복무 등으로 병역을 피하려다 적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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