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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금 차동민 ´16강서 결승까지´


입력 2008.08.24 05:11 수정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차동민의 금메달로 대한민국은 2000년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태권도부문 남자 +80kg급에서 김경훈(시드니)-문대성(아테네)에 이어 3회 연속 정상을 지키는 위업을 달성했다 차동민의 금메달로 대한민국은 2000년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태권도부문 남자 +80kg급에서 김경훈(시드니)-문대성(아테네)에 이어 3회 연속 정상을 지키는 위업을 달성했다


차동민(22·한국체대)이 23일 베이징과학기술대 체육관서 열린 태권도 남자 +80㎏ 결승전에서 막판 집중력을 과시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동민의 금메달로 대한민국 태권도 대표팀은 여자 57㎏급 임수정, 남자 68㎏급 손태진, 여자 67㎏급 황경선에 이어 출전한 4체급 모두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더불어 대한민국 선수단에게는 쿠바전 결승서 금메달을 목에 건 야구대표팀에 앞서 따낸 12번째 금메달이다.

결승전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차동민과 맞붙은 상대는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29·그리스). 2004 아테네올림픽 결승에서 문대성에게 KO패 당했던 주인공이다. 차동민은 어려운 상대를 맞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지막 순간에 결승점을 뽑으며 5-4로 승리를 차지했다.


▶´적극성´으로 완승 거둔 16강전

16강전에서 차동민과 맞선 선수는 크리스토퍼 모이틀랜드(25·코스타리카). 그는 지난 아테테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었다. 하지만 기량 차이 앞에서 올림픽 경험은 큰 의미가 없었다. 차동민이 모이클랜드를 누른 것은 다름 아닌 ´적극성´이었다.

첫 게임에 대한 신중함이 지나쳤던 탓일까. 양 선수는 경기 초반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하며 나란히 감점을 받고 -1을 기록했다. 하지만 종료 10여 초를 앞두고 차동민이 왼발 돌려차기를 모이클랜드의 얼굴에 적중시키며 2점을 따내 1:-1로 앞서갔다. 여유를 찾은 차동민은 적극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였고 이에 모이클랜드는 좀처럼 반격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차동민은 2라운드 막판, 회심의 뒤돌려차기를 날렸지만 아슬아슬하게 빗나가기도 했다. 계속된 차동민의 공격에 밀린 모이클랜드는 또다시 감점을 받으며 -2점이 됐고 결국 ´자멸´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단순한 상대의 패턴을 역이용한 8강전

8강전에서 맞붙은 아크말 이르가셰프(26·우즈베키스탄)는 한국식 태권도에 익숙한 선수였다. 다름 아닌 그를 가르친 코치가 한국인이기 때문으로 그런 면에서 상당히 까다로울 것으로 보였다.

상대는 이른바 ´받아치기´의 명수였다. 아예 처음부터 작정하고 받아치기만을 노리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차동민은 1라운드에서 오른발 돌려차기로 먼저 1점을 얻었다. 그러나 이르가셰프는 받아치는데 능한 선수답게 2라운드 막판 오른발 받아치기로 1-1동점을 만들어낸다.

이렇듯 받아치기에 능한 이르가셰프였지만 그는 지나치게 한 가지 패턴으로만 일관했다. 반면 차동민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 결과 상대 선수에게 감점이 가해졌고 차동민은 다시 1점을 앞서게 된다. 마음이 급해진 이르가셰프는 뒤늦게 공세를 퍼부었지만, 외려 종료 45초를 남기고 오른발 뒤돌려차기를 얻어맞으며 0-2로 무릎을 꿇었다.


▶ 백전노장을 침착함으로 누른 4강전

4강전에서 맞붙은 앙헬 발로디아 마토스(32·쿠바)는 강적이었다. 그는 이번 베이징올림픽까지 무려 3차례나 올림픽무대를 밟은 백전노장이었다. 특히 30대라고는 보기 힘들 정도로 스피드가 좋아 풍부한 경험과 함께 차동민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상대였다.

차동민은 1라운드에서 과감하게 치고 들어오는 마토스의 허점을 노리고 오른발 받아치기로 1점을 선취한다. 다급해진 마토스는 몇 차례 공격을 감행하지만 점수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조급해진 탓일까, 마토스는 클린치상태에서 주먹으로 차동민의 가슴팍을 치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차동민은 말리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해나갔다.

1-0 상황은 3라운드까지 이어졌고 급해진 마토스는 자주 동작을 바꿔가며 차동민을 교란시키려 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차동민은 이러한 상황에서 빈틈을 노려 몇 차례 공격을 더 시도했지만, 마토스의 움직임이 워낙 빨라 계속해서 빗나가고 말았다. 결국 3라운드는 그대로 종료됐고 1점차로 아슬아슬하게 차동민이 승리한다.

다혈질의 마토스는 이후 있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자신에게 기권패를 선언한 판정에 불만을 품고 경기가 끝난 뒤 결과에 대해 항의하는 과정에서 앞돌려차기로 주심의 안면을 가격하는 심판폭행으로 빈축을 샀다.


▶ ´집중력´으로 만들어낸 결승 금메달

차동민의 시작은 불안했다. 경기 시작 10초 만에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에 공격을 허용하며 0-2로 끌려가는 등 불안했다. 하지만 1라운드 막판 앞발 들어찍기로 상대 얼굴을 가격하는 등 순식간에 3점을 몰아치며 전세를 뒤집었다. 그리고 맞이한 2라운드에서는 서로가 신중한 경기를 펼친 끝에 1점씩 주고받았다.

하지만 노련한 니콜라이디스도 만만치 않았다. 3라운드 종료 1분22초를 남기고 발차기를 성공시키며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고 승부는 연장으로 가는 듯했다.

하지만 위기에서 차동민의 집중력이 빛났다. 경기종료 18초를 남기고 기습적인 발차기를 성공시키며 팽팽하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니콜라이디스는 지난 대회의 문대성(현 IOC 선수위원)에 이어 결정적인 순간에 또다시 한국선수에 발목이 잡히는 불운에 울고 말았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2000년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태권도부문 남자 +80kg급에서 김경훈(시드니)-문대성(아테네)에 이어 3회 연속 정상을 지키는 위업을 달성했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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