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북한)의 대표라는 긍지를 갖고 경기를 하지만 이번에는 J리그의 대표다.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유명한 정대세(24‧가와사키)는 지난 1일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올스타전에 대한 각오를 불태웠다. 그의 다짐대로 이날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쳐 자신이 ´인민 루니´임을 K리그 올스타 앞에서 과시했다.
정대세는 2일 저녁 6시 일본 도쿄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한일올스타전 ´조모컵 2008´ 대회에서 일본 J리그 올스타의 선발 공격수로 출장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비록 J리그 올스타가 1-3으로 패했지만 후반 27분 교체되기까지 국내팬들을 사로잡는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쳐 이름값을 떨친 것.
특히 정대세의 활약은 전반전 두 팀 선수 중에 가장 돋보였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전반 2분 왼쪽 공간 25m 거리에서 오른발슛을 야무지게 날리는 산뜻한 출발을 하더니 4분 뒤에는 K리그 올스타팀의 문전에서 김치곤과 김형일의 견고한 압박에 개의치 않고 공 경합에서 승리하며 공을 계속 지켰다. 전반 20분에는 자신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던 최효진을 뿌리치고 그대로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자신의 또 다른 별명인 ´인간 불도저´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정대세의 종횡무진은 일본의 파상공세와 더불어 계속됐다. 촘촘하게 둘러쌓인 일본 미드필더진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으며 K리그 올스타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던 것. 전반 36분에는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날리며 이운재의 간담을 서늘케 했고 이후에도 코너킥 상황에서 공을 따내며 제공권까지 장악하는 강한 임팩트를 발휘했다.
전반전서 맹활약을 펼친 정대세는 후반전에 접어들더니 J리그 올스타의 페이스가 뚜렷이 약화되자 파워풀한 경기력을 그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J리그 올스타가 K리그 올스타의 빠른 공수 전환에 무너지면서 전반전만큼의 아기자기한 공격력을 선보일 수 없던 것이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기에 한정적이었기 때문.
그러나 J리그 올스타의 또 다른 공격수 프로데 욘센의 부진 속에서 정대세의 활약은 일본 선수 중에 누구보다 빛이 났다. 정대세 혼자서 최전방을 사수했다고 무방할 만큼 J리그 올스타 공격수 중에 유일하게 이름값을 떨쳤기 때문이다. ´K리그 정상급 수비수´ 김치곤과 김형일을 제압한 공격력에 그의 영입을 노리는 K리그 팀들의 움직임도 바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한국 축구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정대세는 실력에서도 가히 으뜸이었다. 그 인기는 오는 9월부터 시작될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남북대결 2경기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정대세의 독보적인 맹활약을 기대하는 축구팬들을 설레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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