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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30조원, 70% 절감 확신"


입력 2008.07.27 09:35 수정        

<서울교육감후보 인터뷰-박장옥>"학생 의식화 포로 후보 안돼"

"사교육비 올린 당사자가 이념때문 지지받아...교육혁명 유념"


“사교육비 때문에 허리가 휘청이시죠? 애꿎은 기러기 아빠는 누가 만들었습니까? 제가 여러분의 사교육비를 70%까지 깎아드리겠습니다.”

24일 빗발이 제법 굵어지고 있지만 유세차 위의 인물은 목소리를 점차 높였다. “학생에게는 기쁨과 희망을, 학부모에게는 믿음과 만족을, 교사에게는 보람과 긍지를, 그리고 서울 시민에게는 신뢰와 행복을 드리겠다”며 지지를 호소하는 이 사람. 그는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나선 박장옥(56) 후보이다.

한해 들어가는 사교육비는 30조원에 달한다. 나랏님도 해결하지 못하는 건 가난이 아니라 교육이 됐다. 미래에너지를 위한 풍부한 자원을 지닌 나라도 아니고 국력도 아직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미치지 못한다. 외국에서는 ‘코리아’라고 하면 ‘김정일’을 먼저 떠올리는 나라이기도 하다. 남보다 특출나지 않으면 세계화의 바퀴에 짓눌릴 것만 같은 걱정과 두려움이 학생과 학부모들을 교육에 매달리게 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같은 교육 수요자들의 요구를 파고드는 공약을 내세웠다. 박 후보의 핵심 공약은 바로 사교육비 70% 절감과 우수 교원 양성이다. 다른 후보들처럼 정교하지도 거창하지도 않다. 박 후보의 공약은 공교육 활성화에 집중돼 있다. 다른 후보들도 이는 마찬가지이지만, 박 후보의 경우에는 모든 관심을 학교에 쏟고 있다.

“얘들아 학교가자”라는 그의 슬로건이 말해주듯 박 후보는 즐겁고 신나는 학교,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드는 게 목표다. 박 후보는 “지금껏 그런 학교를 만들어왔다고 자부한다”며 결코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사교육비 절감을 방과 후 수업 등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박 후보의 말을 ‘실현 불가능한 공약’이라고 비웃지만 박 후보의 생각은 확고하다. 그는 거리유세에서도 토론회에서도 ‘사교육비 70% 절감’에 언제나 방점을 찍었다.

이날 박 후보는 이른 아침부터 유세에 나섰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날씨는 눅눅하고 빗발은 간혹 거세졌지만 박 후보는 아침 6시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허리를 숙이며 출근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박장옥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정치인 선거에서나 보던 출근인사를 직접 하려니 어색하고 몸에 붙지 않는 모양인지 인사의 각도가 엉거주춤하다. 그래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명함을 건네고 인사를 하는 그의 뒷모습에는 ‘열심’이라는 단어가 쓰여 있는 듯 했다.

빗속의 거리유세에 다소 흥미있는 눈길로 보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모두 묵묵히 제 갈길을 갔다. 그러나 박 후보는 30여분 남짓의 거리유세를 계속했다. 이후 그는 이수역 부근으로 이동했다. 그 사이에도 박 후보는 지나는 길마다 잠시 차를 세우고 사람을 만났다. 토론회의 부담이 있을 법한데도 이렇듯 박 후보는 아침유세를 강행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관계로 20, 30대 젊은이들도 벅찰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더니 2시간 남짓한 시간에 3곳 이상의 일정을 소화해냈다. 여간해서는 체력의 한계를 느낄 법한데 건강은 괜찮느냐는 물음에 박 후보는 “건강한 편이라 큰 문제는 없는데 말을 많이 하고 차로 이동이 잣다보니 구토증세가 가끔 있다”고 답했다.



“진실하게 살아왔고 진실하게 살고 싶습니다. 교육감은 뜨거운 열정이 있어야지 다른 생각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념으로 획을 가르고 현장을 등한시 하거나 학생들을 의식화의 포로로 만드는 후보에게 서울의 교육을 맡겨서야 되겠습니까? 저 박장옥이 이런 부정부패, 부조리를 뿌리뽑고 반드시 교육을 바로잡아놓겠습니다!”

박 후보의 말에 40, 50여명의 ‘아줌마’ 지지자들이 “와아”하는 외침으로 호응한다. 이 지지자들 중에는 박 후보가 재직했던 학교의 학부모들이 출마 소식을 듣고 자원봉사에 나서 이들도 포함돼 있다. 100% 실현되긴 어렵더라도 상당부분 사교육비가 절감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기 때문에 학부모, 특히 어머니들의 참여와 호응이 많았다.

박 후보는 “단군 이래 처음으로 서울시민들이 교육의 최고 책임자를 선택하게 된다”며 “부디 누가 실질적인 교육혁명을 이룰 수 있을지 잘 판단해 달라”고 외쳤다. 박 후보는 이내 유세차량에서 내려와 다시 명함을 돌리면서 얼굴을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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