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기고>고양시, 경전철 도입 신중해야


입력 2008.07.21 11:28 수정        

수도권 난개발로 빚어지는 교통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근래 들어 경전철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과연 교통 수요가 있다 해서 경전철이 무분별하게 도입 되도 좋을 것인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 사례가 지금 고양시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일산 지역 주민들은 ‘도심 환경 파괴와 조망권 침해 및 예산낭비’등의 이유로 경전철 사업의 전면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고양시는 최근에 일부 노선을 바꿔 경전철 사업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나서 일산 지역 주민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그 이유는 본 노선이 킨텍스에서 호수공원을 경유하고 일산신도시를 가로질러 일산 외곽인 식사지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산 지역 주민들은 본 사업이 사적 재산권 침해는 물론 공공적 목적에도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분개하고 있다.

당국은 사업을 재추진함에 있어 ‘장래 도시교통의 문제 완화 및 신규 개발지 교통서비스 제공’을 들고 있으나, 일산 시민들 중 상당수가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마당에 일산신도시 안에서만 맴도는 본 노선은 결코 대안이 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식사지구 등 7만 명이 입주하게 될 신규 개발지에 대한 교통문제는 경의선 백마역까지 오가는 경전철로 대체 운행하라는 것이다. 더구나 정말로 교통문제 완화가 목적이라면 당연히 중산ㆍ탄현지구도 포함이 돼야 마땅한데도 정작 그 지역들은 빠져있다는 것도 모순이다.

이에 일부 주민들로부터 경전철을 추진하려는 건설 업체와 식사지구의 분양업체가 같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당국은 ‘도시관광 활성화’도 본 사업의 목적으로 꼽고 있다. 참으로 어설프기 짝이 없는 구실이다. 킨텍스와 한류우드 등에 대한 주된 관광수요는 주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이뤄질 것인데 관내만을 맴도는 경전철이 무슨 큰 도움이 될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대중 수요가 가장 많은 킨텍스는 대화역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편리를 구할 수 있다. 더구나 경기도는 한류우드 단지조성 공사와 관련하여 이미 ‘지하철역과 한류우드를 연결하는 단거리 순환전철망(경전철 또는 모노레일)을 구축하여 접근성을 높이고 주차수요를 줄이겠다’고 밝히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및 수도권으로부터의 관광수요를 기존의 지하철을 통해서 흡수하겠다는 방안이 누가 보더라도 관내만을 맴도는 경전철보다 더 설득력이 있지 않겠는가 해서 하는 말이다.

한편 교통수요 예측에도 견해가 크게 갈린다. 당국은 하루 수송량이 7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하지만, 시민단체는 지하철 이용자를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1만 명 이하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에 따라 차후에 엄청난 부담이 고양시민들에게 주어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경전철은 본래 그 도입 취지가 공항이나 기존 철도에 연결시켜 환승을 도모하는데 있다. 용인의 경우 구갈에서 분당선 연장선과 환승이 되도록 한 것이 그렇고, 광명의 경우 7호선과 1호선에 연결하여 확실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제 역할을 하게 한 것이 그 좋은 예다. 어디 그 뿐인가. 부산김해경전철도 당연히 부산지하철과 연계되고 있다.

그러나 고양경전철은 3호선 지하철과 연계되지도 않으면서 호수공원과 일산신도시의 환경을 훼손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추진이 될 처지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대표(단체)와 당국자가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행정당국이 공청회라는 절차만을 앞세워 이해를 달리하는 주민들 간에 험악한 사태가 벌어질 것을 그저 방치하고만 있어서야 되겠는가. 당국의 인식 전환이 시급히 모색되길 강력히 촉구한다.

이민세 / 뉴라이트 고양연합 상임대표, 고양희망나누기운동 본부장

'기고'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