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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시바우, 과학 공부 열심히 할게요


입력 2008.06.05 12:56 수정        

<이미숙의 과학뒤집기>미국민 21% 천동설, 27%는 마녀 믿어

미축산업자 대변해 쇠고기 팔려는 마음은 이해하나 ´말조심´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범국민적 공분을 사고있는 버시바우 주미대사가 5일 오전 국회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만나 이야기 하고 있다. ⓒ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범국민적 공분을 사고있는 버시바우 주미대사가 5일 오전 국회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만나 이야기 하고 있다. ⓒ

주한 미국대사인 버시바우가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광우병 안전성의 과학적 근거와 한국인들의 교양과학 수준에 대해 심오한 문제 제기를 하셨다.

기사화된 주한 미국대사의 발언 중에서 관심 가는 대목은 다음의 세 구절 정도였다.

"4월에 이뤄진 한미 간 쇠고기 협상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잘 이뤄졌으며 합의 이행을 연기할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다."

“국제수역사무국(OIE)에서 작년에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도 안전하다고 했는데…”

"한국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사실과 과학(fact and science)에 대해 좀 더 배우기를 희망한다"


수고하신다. 대사님이시라면 다른 일로도 매우 바쁘실 터인데, 주재국 국민들의 과학 교양 수준까지 걱정해 주시다니...

그런데 한 나라의 대사면서 주재국 국민들에게 과학 공부 수준을 걱정해주시는 당신은 과학 잘 아시나. 러시아 전문가라면서? 미국 입장은 이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아무데나 과학이라는 이름표 붙여보는거 아닌가. 과학이란 이름의 권위를 빌려 ´이게 사실이니까 그냥 믿어라!´ 하려는 것 아닌가.

멍청한 국민들이 더 멍청한 정부와 힘겨루기를 하건, 똘똘한 국민들이 멍청한 정부와 힘겨루기를 하건, 똘똘한 국민들이 똘똘한 정부와 진검 승부를 하건 그 나라에 주재하는 일개 외교관이 평할 일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주재국의 상황을 파악하는데 그치고 입 다물고 있으시라. 혹시 걱정을 하고 싶으시면 당신네 나라 국민들에 대해 걱정하시라.

미국은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나라다. 그래서 세계 과학을 선도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는게 눈에 보인다. 그런데 그게 당신네 나라 국민들의 평균 수준은 아닌 것 같다. 2007년 7월 갤럽이 미국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를 보니, 미국 성인들 중에서,

"진화론은 대체로 또는 절대로 허위다"라고 답변한 사람이 44%,
"약 만 년 전에 하느님이 사람을 현재와 거의 같은 모습으로 창조하셨다"라고 한 사람이 66%,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공전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 기간을 모르는 사람이 53%,
"레이저는 빛인가 소리인가?"라는 질문에 29%는 소리, 35%는 모른다,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천동설을 주장한 사람이 21%했으며,
마녀가 실재한다고 믿는다고 답한 사람이 27%네.

너무 심각한 거 아닌가? "모르는게 약"이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는데, 미국에서 쓰는 속담은 "아는 것이 힘"이자나. 한국 국민들 신경 쓰기 전에 저 사람들 과학 공부를 더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저런 사람들 설득하려고 ´이게 과학적 사실이에요´라고 말했다가, "무슨 뜻이에요?" 혹은 "과학이란 단어가 맘에 안 들어요"라고 대꾸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미 쇠고기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는 한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사실과 과학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 아니다. 이번 한미 쇠고기 협상을 계기로 벌어진 정부와 국민들 사이의 대립 상황에서 과학적 사실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그리 크지 않다. ´과학적 사실´이란 해석의 여지가 있는 법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소득은 못 올리고 공연히 주재국 국민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실수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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