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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 세계에 뺨맞고 한국서 화풀이하다


입력 2008.04.27 21:31 수정        

<현장종합>"꺼져라" 욕설·삿대질 스패너·오물투척 부상자 속출

티벳 인권 평화집회에 중국 유학생 등 1만명 시위대 돌변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가 떠난 자리에는 올림픽 본연의 ‘평화’ 정신 대신 폭력과 고성만이 남았다.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 시작된 올림픽 성화 서울봉송 행사는 중국의 탈북자 및 티베트에 대한 정책을 비판하는 한국 시위대와 중국유학생 등으로 구성된 중국 시위대의 격렬한 대립으로 얼룩졌다.

이날 양측의 대립은 행사 시작 전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독도는 한국땅 티베트는 중국땅”“티베트는 영원한 중국 땅” 등 정치적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다니던 중국측 인원은 한국 시위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경찰은 중국측의 돌발대응에 무기력했다.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행사가 예정된 서울 올림픽 공원 일대를 행사 시작전부터 오성홍기를 펼친 중국측 축하객들이 채우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성화봉송 행사가 예정된 서울 올림픽 공원 일대를 행사 시작전부터 오성홍기를 펼친 중국측 축하객들이 채우고 있다.

성화봉송 행사에 참가한 중국측 축하객들이 올림픽 공원에서 ´티베트는 영원히 우리 중국땅이다´ 라고 적힌 현수막에 서명하고 있다. 성화봉송 행사에 참가한 중국측 축하객들이 올림픽 공원에서 ´티베트는 영원히 우리 중국땅이다´ 라고 적힌 현수막에 서명하고 있다.

성화 봉송 행사 시작을 3시간 앞둔 오전 11시 10분경 한중 양측간의 1차 대립이 있었다.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독일인 북한인권운동가 노베르트 폴러첸 씨와 자유청년연대 최용호 대표가 항의집회를 열려다 중국 시위대에 포위되면서 좌절됐다.

최 대표와 폴러첸 씨는 평화의 문으로 이동하기 위해 몽촌토성역을 나서는 순간, 이들을 알아본 중국 시위대 100여명에게 순식간에 둘러싸였다. 중국측 시위대는 이들을 향해 “짜요 중국(화이팅 중국)”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 “중국 사랑해”"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오성홍기를 휘둘렀다. 20, 30분간 계속된 이들의 압박은 경찰의 투입으로 일단락됐다.

오후 12시경에는 북경올림픽성화봉송저지시민행동이 주최하는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모여있던 30여명의 한국측 인원과 중국 시위대 사이에 또 한번의 감정 싸움이 있었다. 한국측 시위대가 들고 있던 대형 태극기를 본 중국 시위대 50여명이 “짜요 베이징(화이팅 북경)”을 외치며 시비를 건 것. 이들은 한국측의 대응이 없자 10여분간 구호를 외치다 해산했다.

올림픽 공원 평화의 문 근처에 서 있던 북한인권 활동가 독일인 폴러첸 씨 주변으로 오성홍기를 든 중국측 축하객들이 지나고 있다. 올림픽 공원 평화의 문 근처에 서 있던 북한인권 활동가 독일인 폴러첸 씨 주변으로 오성홍기를 든 중국측 축하객들이 지나고 있다.

이같은 소규모 충돌은 오후 양측의 물리적 충돌의 전주곡에 불과했다.

오후 1시부터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과 도로 맞은 편인 올림피아나 관광호텔 앞에서 진행된 북경올림픽성화봉송저지시민행동의 항의집회는 유학생 등 국내 체류 중국인들과 한국측 시위대의 충돌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기독교사회책임과 자유청년연대, 북한인권단체연합회, 탈북인단체총연합회, 탈북난민강제북송저지국제캠페인 등 60여개 국내외 탈북자 및 북한인권관련 단체들로 구성된 ‘북경올림픽성화봉송저지시민행동’은 중국 공안에 희생된 탈북자와 티벳승려들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이날 집회는 중국의 북한인권 침묵과 티베트 폭력진압에 항의하기 위해 마련된 것.

이날 집회에서 기독교사회책임 서경석 공동대표는 “우리는 성화를 꺼뜨리는 게 목적이 아니다”며 “다만 중국이 UN인권협약국으로서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모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서 공동대표는 “우리는 중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는 등의 불이익을 무릅쓰고서라도 자유와 인권, 평화라는 정의의 목소리를 내려 이 자리에 섰다”면서 “중국이 세계시민의 존경을 받고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정당한 자격을 갖추려면 중국에서 성착취를 당하고 강제북송돼 고문 또는 사형을 당하는 탈북자들에 대해서 명확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중국의 태도 변화없이 성화봉송을 용인한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과 양심은 없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시각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근처에서는 북한인권국제연대 문국환 대표와 중국측 인원과이 몸싸움이 있었다. “중국 정부의 인권탄압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던 문 대표는 중국측 인원 수십명에 둘러싸였다. 이 과정에서 몸을 잡아뜯고 욕설을 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으나 경찰이 긴급 투입돼 진정됐다.

한국측 인권단체 주변으로 몰려든 중국측 축하객들이 오성기를 펼쳐들며 뛰어들자 한국 경찰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한국측 인권단체 주변으로 몰려든 중국측 축하객들이 오성기를 펼쳐들며 뛰어들자 한국 경찰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

성화가 평화롭게 올림픽 공원을 출발한뒤 갑자기 1만여명의 중국측 축하객들이 갑자기 경찰 저지선을 뚫고 한국측 인권단체들에게 몰려들어 욕설과 함께 중국만세 등을 외치고 있다. 성화가 평화롭게 올림픽 공원을 출발한뒤 갑자기 1만여명의 중국측 축하객들이 갑자기 경찰 저지선을 뚫고 한국측 인권단체들에게 몰려들어 욕설과 함께 중국만세 등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성화 봉송 출발이 이뤄진 후인 오후 2시 30분경에 이르러 한국 시위대와 중국측의 대립이 격렬해지면서 성화봉송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성화 출발을 자축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중국 유학생 및 국내 체류 중국인들은 성화봉송 행렬을 따라가기 위해 자리를 이동하던 중, 한국 시위대의 “No Human Rights, No Olympic” 구호에 격분하면서 한국측을 향해 돌진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올림픽 파이팅” “중국 만세” 등을 구호와 중국 국가를 연호하며 한국 시위대과 신경전을 벌이던 중국측 인원은 순식간에 경찰 저지선을 뚫고 올림피아나 호텔 앞 인도에 설치된 1.5톤 트럭 위에 있던 200여명의 한국 시위대의 측면과 정면, 두 방향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5000여명에서 1만명(경찰추산)으로 늘어난 오성홍기 붉은 물결이 시위대로 변한 순간이었다.

중국측의 돌발대응에 경찰이 당황한 사이 양측은 격하게 충돌했다. “인권탄압국 중국은 올림픽 열 자격 없다”는 한국 시위대를 향해 중국 시위대는 “꺼져라” “XX새끼” “FuXX” 등 욕설과 삿대질로 응수했다. 중국 시위대는 한국측을 향해 음료수캔, 물병, 돌멩이, 보도블럭, 스패너, 쇠망치, 쇠파이프 등을 던졌고 심지어는 오물투척까지 이루어졌다. 한국 시위대도 고성과 구호 연창으로 맞서면서 양측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순식간에 한국 인권단체 주변으로 몰려든 중국측 축하객들이 욕설을 하며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순식간에 한국 인권단체 주변으로 몰려든 중국측 축하객들이 욕설을 하며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순식간에 한국 인권단체 쪽으로 접근한 한 중국 축하객이 깃발을 휘두르다 경찰에 제지 당하자 깃발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동료들을 부르고 있다. 순식간에 한국 인권단체 쪽으로 접근한 한 중국 축하객이 깃발을 휘두르다 경찰에 제지 당하자 깃발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동료들을 부르고 있다.

순식간에 한국 인권단체 주변으로 몰려든 중국측 축하객들이 욕설을 하며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순식간에 한국 인권단체 주변으로 몰려든 중국측 축하객들이 욕설을 하며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취재를 위해 양측 시위대 사이를 오가던 기자들도 날아오는 오물과 스패너 등에 이리저리 몸을 움추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자유청년연대 최용호 대표가 중국측이 던진 스패너에 가슴을 맞고 한국일보 사진기자가 머리를 찢기는 부상을 입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날 현장 동원된 경찰력 8000여 명 외에 추가로 배치된 경찰들이 양측을 갈라놓았으나 중국 시위대의 격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 중국 유학생들이 곳곳에서 경찰 저지선을 뚫고 한국 시위대가 위치한 인도에 진입, “뭐하는 짓이냐” 등 위협적인 말과 함께 한국 시위대측 여성의 뺨을 때리는 등의 물리적 충돌이 계속됐다. 이로 인해 녹색자전거봉사단 회원 50여명은 자전거를 타고 성화 봉송 주자의 행렬을 따라 가려다 포기했다.

기독교사회책임 김규호 사무총장은 “중국 지식인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 남의 나라에 와서 평화적인 시위에 대해 저런 행동 하는 것이 폭도가 아니고 뭐냐”고 강하게 힐난했고 서경석 공동대표는 “중국 유학생들이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어떤 배척을 받게 될지 정말 걱정된다. 양심의 호소를 저런 몰상식한 행동으로 막으려 한다면 한국 사람들이 가만히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자유청년연대 최용호 대표는 “오전에 중국 시위대가 위협적 행동을 가했어도 설마 이런 사태로까지 번지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는데 피켓을 든 나를 겨냥해 스패너를 던지는 걸 보며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면서 “합법적인 평화시위에 이렇게 물리력을 동원하고 위험한 물건을 던진다는 것은 우리더러 맞아 죽으라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도 평화와 자유의 축제인 올림픽 개최국임을 자부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한국 인권단체측에서 중국인들이 던진 절단기와 돌을 들고있다. 한국 인권단체측에서 중국인들이 던진 절단기와 돌을 들고있다.

중국 축하객들이 경찰에 의해 분리되어 물러난 길바닥에 밟히고 더렵혀진 오성 홍기가 널려져 있다. 중국 축하객들이 경찰에 의해 분리되어 물러난 길바닥에 밟히고 더렵혀진 오성 홍기가 널려져 있다.

시위대를 피해 인근 빌딩 입구 등에 모여있던 시민들은 “여기가 중국이냐 한국이냐” “경찰은 도대체 뭘 하자는 거냐” 등 분통을 터뜨리며 걱정어린 눈길을 던지기도 했다. 양측의 충돌은 오후 3시 15분께 한국 측의 자진해산으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한편 이날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성화봉송 저지 시위대와 중국 시위대의 충돌이 잇따랐다.

성화 봉송 구간인 한남동, 장충단공원 앞, 서울광장 등에선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중국 국기를 든 중국 유학생들의 자축행렬이 줄을 이었다. 반면 탑골공원에선 티베트평화연대 등 성화 봉송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 300여명이 광화문네거리 교보소공원까지 ‘티베트를 위한 평화의 성화 봉송’ 행사를 실시했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서울시청 앞에서 ‘중국 인권 향상을 소망하는 도장 찍기’ 행사를 열었다.

서울광장에선 ‘티베트에 자유를(Tibet for Free)’라는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성화 봉송 반대 시위를 벌이던 미국인과 캐나다인에게 중국 시위대 중 일부가 멱살잡이를 하는 충돌이 발생했다.

서울광장 맞은 편 프라자호텔에서는 티베트와 대만 국기를 흔들고 있던 반중국 시위대를 쫓아 친중국 시위대 100여명이 호텔 안으로 진입해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가 호텔 로비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제지하던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박모 의경이 시위대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머리가 찢어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베이징 올림픽 성화는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성화 점화 등 각종 행사를 마친 뒤 28일에는 북한 평양에서 봉송을 하게 되며 베트남 호치민, 홍콩, 마카오를 거쳐 중국으로 넘어가 올림픽 개막일인 8월8일 베이징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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