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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우뚱´ 센테니얼…돈 아끼나? 없나?


입력 2008.02.05 09:34 수정        

의문투성이 행보 거듭하고 있는 센테니얼

흑자경영을 목표로 야심차게 프로 야구판에 뛰어든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창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센테니얼이 밝힌 계획은 실로 놀라웠다. ´네이밍 마케팅´을 통해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는 운영비의 상당부분을 충당하고, 감량경영과 더불어 적극적인 시장 공략으로 3년 안에 수익을 내겠다는 것.

자칫 파행으로 치달을 수도 있던 프로야구를 수렁에서 건져내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마당에,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프로야구에 수익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발표했으니 한국야구는 그야말로 ‘구세주’를 만난 것과 다름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런 희망찬 계획과는 달리 창단 발표 이후 센테니얼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의문투성이다.



‘의문’만 증폭되는 센테니얼 창단작업

센테니얼은 가입금 120억 원을 내는 조건으로 프로야구에 뛰어들었다. 이전 협상 대상기업이었던 KT의 두 배에 이르는 파격적인 금액이다. KT와의 협상 당시 일었던 ‘헐값 논란’에 대해 “거저 준다고 해도 아무도 나서는 기업이 없었다”는 신상우 총재의 푸념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다.

가입금이 갑작스럽게 120억으로 껑충 뛴 이유는 둘째 치고라도, 그 조건에 합의한 당사자가 ‘지난해 7월 자본금 5천만 원으로 창업한 M&A 및 전략자문을 하는 투자기업’이라는 점은 많은 의문을 자아냈다.

‘과연 센테니얼이 프로야구단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기업인가?’라며 불안해하는 일부 팬들의 반응도 수긍이 간다.

실체가 모호한 투자회사가 프로야구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신상우 총재는 “스폰서 없이도 1~2년 정도는 자체 자금 만으로도 프로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을 만큼 자금력이 충분한 기업임을 확인했다”는 말로 믿음을 나타냈다.

하일성 사무총장 역시 "구단을 창단하려면 대표자나 대표법인의 재정 증빙 서류를 내도록 돼있다“고 말했다. 적어도 자금 문제로 프로야구단을 운영하지 못하는 사태는 없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배후에 든든한 재력가가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실들은 센테니얼과 KBO, 단지 그들 사이에서만 확인된 것들이다.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센테니얼의 자금력에 대해 확인할 수가 없다. 센테니얼 뒤에 누가 있고, 대표의 집안이 좋고 따위의 뜬구름 잡는 식의 소리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센테니얼이나 KBO가 지금 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다. 속사정이 있어 자금력을 떳떳하게 공개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통해 얼마든지 자금력에 대한 불신을 해소시킬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프로야구에 뛰어들기 위해 충분히 준비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센테니얼이 진행하고 있는 창단 작업의 순서를 보면 의문은 더욱 증폭되기만 한다.


왜 이런 식으로 시즌을 준비하나

센테니얼은 창단발표 뒤 우선적으로 프론트를 구성해 가뜩이나 늦어진 선수단과의 계약을 마무리 짓고 시즌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조치를 해야 했다.

인수가 아닌 창단이기에 이 작업은 더욱 신속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었다. 구단을 구단답게 만들어 놓는 것이 우선이 돼야했다. 그런데 센테니얼은 메인 스폰서를 구하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선수단 문제는 손을 놓고 있다.

극단적으로 말해 스폰서는 시즌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정해도 가능하지만, 선수단을 시즌을 치를 수 있는 전력으로 만드는 작업은 절대 양보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정 급하다면 ‘네이밍 마케팅’은 홍보팀을 따로 운영해 선수단의 시즌 준비와 동시에 진행 할 수도 있는 문제다.

그러나 센테니얼은 모든 우선순위를 메인 스폰서를 구하는 작업에만 두고 있다. 창단 첫 해부터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구단이 왜 이런 식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것일까?

지금 새로운 구단의 선수들은 공중에 떠있는 상태다.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을 때보다 오히려 더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우선 자체 자금으로 급한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면서 후에 메인 스폰서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임에도 센테니얼은 하지 못하고 있다.


돈을 아끼는 것인가, 돈이 없는 건가

센테니얼의 박노준 단장 내정자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메인 스폰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박 내정자는 "연간 스폰서 비용은 센테니얼이 KBO에 납부하기로 합의한 가입금 120억 원을 훨씬 상회 한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이해하기에 따라서는 가입금을 스폰서에게 받는 비용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으로도 들릴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돈을 조달하든 약속한 가입금을 내면 되는 것이라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가졌다는 회사가 가입금조차 스폰서 비용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박 내정자는 기자회견에서 당초 약속과는 달리 메인 스폰서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박 내정자의 ‘말‘뿐이었다. 홍보를 위해 메인 스폰서 대가로 120억 이상을 프로야구에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무슨 속사정이 있어서 홍보를 마다하는지도 의문이다.

지금까지 센테니얼이 보여준 행태는 마치 ‘돈 한 푼 없이 프로야구단을 창단한 뒤 수익을 남기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돈을 아끼는 것과 돈이 없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적어도 자금 문제로 프로야구단을 운영하지 못하는 사태는 없을 것이니 걱정 말라”는 하일성 총장의 말과는 달리 작금의 센테니얼이 보여주고 있는 행보는 심각한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센테니얼은 이런 의문점들에 대해 좀 더 명확한 답변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지나친 억측이고 기우이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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